민주화운동까지 포함하는 의미
그들 덕에 실현된 자유대한민국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면 이승만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독재를 종식시킨 '4·19혁명'과 대통령선거 직선제의 발판을 마련한 '6월 항쟁', 그리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이다.

영화 <1987>을 본 사람이라면 배우 강동원이 연기한 이한열 열사를 기억할 것이다. 책상을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말해 대학생들과 시민의 공분을 일으켰던 그 사건. 당시 연세대학교 학생이었던 이한열 열사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독재철폐를 주장하였고, 연세대 결의대회에서 결국 시위진압대가 쏜 최루탄을 맞고 사망하였다. 당시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분노의 불꽃으로 타올랐고 '6월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의 발판을 마련한 '6·29민주화선언'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앞서 1960년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의 장기집권과 독재를 종식시킨 '4·19혁명'이 있었다. '4·19혁명'은 고등학생 시위자인 김주열 열사의 사망이 도화선이 되었다. 시위에서 실종됐던 마산상고 1학년 김주열은 며칠 뒤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채 주검으로 떠올랐다. 당시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은 최루탄에 맞은 김주열의 시신을 바다에 버림으로써 사건을 은폐하려 하였으나 4월 11일,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 떠오르자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으며, 이를 계기로 마산에서 2차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났고, 결국 이것이 '4·19혁명'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정부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이와 관련된 각종 행사를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개최하고 있다. 작년 제63회 현충일을 하루 앞둔 6월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좀 특별해 보이는 행사가 열렸다. 청와대에서는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오찬'이라는 건조한 이름을 붙였지만, 민주화 운동과 세월호 침몰사건, 군 의문사 등과 관련된 유족들도 참석했다는 점에서 '좀 특별한 행사'였다. 기존에 인식해오던 '호국보훈'의 개념을 확장한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이날 대통령 내외는 행사장에 들어서는 참석자 250여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특히 대통령은 김주열 열사 유족의 이름표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고 한다.

기존에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호국보훈의 개념은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싸우다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것이었는데 언제부턴가 호국이라는 의미가 외적으로부터의 국가수호뿐만이 아니라 내부적인 국가수호와 발전, 즉 '민주화 운동'처럼 대한민국의 발전에 희생한 이들도 포함하여 더욱 확장된 의미로 쓰이고 있다.

필자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가 바로 민주시민교육이다. 민주시민교육의 주요주제 중 하나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이며, 여기에 민주화 운동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국가보훈처 등 관계 부처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쳐 헌신한 순국선열을 더욱 많이 발굴·재조명하여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대한민국이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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