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설비 없이
30년 넘은 노후시설"지적
도에 탈석탄 투자 제안도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3~6월) 한시적으로 가동 중단한 삼천포화력발전소 5·6호기가 7월부터 재가동한다. 탈황·탈질 설비가 없는 삼천포 5·6호기는 올해 말에 미세먼지 저감용 환경설비 개선 사업을 시작해 2020년 하반기 완료된다.

환경단체는 정부에 삼천포 5·6호기 조기 폐쇄와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7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계획대로라면 전국 61개 석탄발전소 중 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삼천포 5·6호기가 7월부터 탈황·탈질 설비 없이 1년간 가동된다. 정부의 미세먼지에 대한 재난 수준의 대응이 봄철 한때 땜질식 대책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업 예비타당성 보고서에 따르면 삼천포 5·6호기 환경설비 시설에 2300억 원, 옥내 저탄장(석탄 저장 장소) 건설에 1100억 원이 투입된다. 30년 이상 된 노후설비인 데다 8년 후면 폐쇄 절차를 밟게 될 삼천포 5·6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 경남환경운동연합이 17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탈황·탈질 설비 없는 삼천포5·6호기 재가동 중단하고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저감대책 제시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남환경운동연합이 17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탈황·탈질 설비 없는 삼천포5·6호기 재가동 중단하고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저감대책 제시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환경련은 경남도에 자치단체 금고 지정 조례·규칙 개정을 통해 금융기관의 탈석탄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경남도에 △삼천포화력발전소 영향역학정밀조사 △10월 '국제 탈석탄 콘퍼런스' 경남도 참여 △경남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업소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세계 금융기관은 지속가능 금융을 실현하고자 탈석탄 투자를 선언·이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무관심을 넘어 석탄발전소 투자를 통해 단기적인 이익을 누리는 미세먼지 발생의 연료역할을 하고 있다"며 "석탄화력발전소가 14개나 위치한 경남도가 세계적 흐름을 이해하고 있다면 탈석탄 투자 유도를 위한 금고지정 조례와 규칙 개정을 통해 탈석탄 투자 선언·이행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우대하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는 삼천포 5·6호기를 조기 폐쇄하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고성·사천지역 여론에 대해 건강권이 우선이라고 했다. 지욱철 거제통영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정확하게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화력발전소 직원 가운데 사천 거주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것보다 유해물질에 따른 주민 건강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경남은 이미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 생산 200%를 넘긴 지 오래다. 서울은 그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2%도 생산하지 못한다. 서울에 에너지를 공급하고자 지역 주민들한테 고통을 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환경련은 기자회견 후 낙동강 녹조 문제 등 환경 현안 대책을 요구하며 김경수 도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김 지사는 자료를 검토한 후 다시 일정을 잡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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