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아크김해 내달까지 전시
각국 8명 입주작가 석 달 작업
젊은 예술가 다양한 시도 가득
참신한 소재·구성 엿볼 수 있어

유쾌한 전시다. 개성 강한 작가들이 모여 스스로 재밌어하면서 진행한 작업들이란 느낌이 든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열리는 세라믹창작센터 상반기 입주작가 보고전 'Island:섬[SUM]:합' 이야기다.

올 초 '영 아티스트' 국제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보미(Bomi bea Kim, 미국), 김미리(Kim Miri, 독일), 로간나탄(Loganathan.E, 인도), 김미진, 성봉선, 신누리, 허윤희, 홍근영 작가가 석 달 동안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머물며 만든 작품들이 큐빅하우스 1, 2층에 나눠 전시됐다.

▲ 화려하게 칠한 뼈를 공중에 매단 김미진 작가의 작품.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 화려하게 칠한 뼈를 공중에 매단 김미진 작가의 작품.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섬이란 제목에 담은 뜻

섬이라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전시 제목부터가 좋다. 기획자의 말을 들어보자.

"개성 강한 젊은 작가들이 자신이라는 섬에서 출발해 세라믹창작센터라는 섬에 모인 뒤, 또 다른 섬으로 여정을 떠나는 과정이 그려지도록 전시를 기획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각자 다른 나라에서 온 작가들은 세라믹창작센터에 입주하기 전까지 각자가 하나의 섬(Island)이었다. 이들이 만나 교류하면서 김해와 도자기라는 주제로 하나가 되었다. 이것을 다시 섬(SUM)으로 표현했다. 우리말로 합(合)이란 뜻이다. 그리고 입주 기간이 지나면 작가들은 다시 각자 섬(Island)이 되어 자신들이 온 곳으로 돌아간다.

이런 뜻에서 기획자는 이번 입주 작가들이 서로 교류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자연스레 지난 입주 작가들과 비교해 이번 작가들은 유달리 많이 어울렸다고 한다.

▲ 도자기 작업이 처음이라는 김미리 작가(독일)가 빚은 독특한 형상의 작품. /이서후 기자
▲ 도자기 작업이 처음이라는 김미리 작가(독일)가 빚은 독특한 형상의 작품. /이서후 기자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주제로 만든 로간나탄(인도) 작가의 작품. /이서후 기자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주제로 만든 로간나탄(인도) 작가의 작품. /이서후 기자

◇재미난 작품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작품들 역시 보기에 편안하고 즐겁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큐빅하우스 1층에 마련된 첫 번째 파트는 '발견된 장소'를 주제로 로간나탄, 홍근영, 신누리 작가의 작품이 놓였다. 로간나탄 작가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제주 민속마을 등을 소재로 재미난 구성의 작품을 선뵀다. 불행수집가를 자처한 홍근영 작가는 사람들이 직접 흙으로 빚은 불행들을 모아두었다. 입체인 도자기를 평면으로 구성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 신누리 작가의 작품도 독특하다.

두 번째 파트는 '숲+수플르(Souple)'라는 소제목이 붙었는데 성봉선, 김미진 작가의 작품들이다. 화려하게 채색한 뼈를 공중에 매단 김미진 작가의 작품은 견학 온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이라 한다. 이 작품은 그림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면 재밌다. 성봉선 작가는 인터렉티브 작품을 설치했다.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작품이 흥미롭다. 2층에 마련된 세 번째 파트에서는 '흔적'을 주제로 한 김보미, 김미리, 허윤희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미국에 사는 김보미 작가는 어린 날 한국에서 지냈던 기억들을 토대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묘한 느낌의 작품이 많다. 독일에서 온 김미리 작가는 도자기 작업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일반 도자기 기법과는 전혀 다른 형상이 인상적이다. 허윤희 작가는 종이에 진흙을 칠한 작품들이 인상적이다. 역시 입체 작업이 아닌 평면, 오히려 회화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니 결국 예술은 기술 이전에 자유분방함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작가들의 이 발랄한 전시는 7월 26일까지다. 관람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오는 22일, 23일에는 세라믹창작센터에서 작가들을 직접 만나는 '오픈 스튜디오'도 계획돼 있다. 문의 055-340-7006.

▲ 시민들이 자신의 불행을 소재로 빚은 소품들을 모아 놓은 홍근영 작가의 작품. /이서후 기자
▲ 시민들이 자신의 불행을 소재로 빚은 소품들을 모아 놓은 홍근영 작가의 작품.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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