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 값 저렴한 곳이 아니라 소줏값 싼 곳을 찾아다녀야 할 판이다. 집 밖에서 마음 편히 소주 한 잔 먹기도 부담스럽다."

주류업체들이 소줏값을 올리자 평소 애주가를 자처하는 지인이 뱉은 푸념이다.

소주 1위 브랜드 '참이슬'은 출고가를 병당(360㎖) 65.5원 올렸다. 한 달 뒤 업계 2위 '처음처럼'은 73원 상향 조정했다.

업계는 불과 출고가 몇십 원을 인상했다. 문제는 소비자 판매가가 더 많이 오른다는 것이다.

실제 참이슬의 마트, 편의점 등 판매가는 100원가량 올랐다. 음식점 등 업소용 주류는 아직 4000원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소줏값 인상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 언제든지 가격을 올릴 태세다. 자영업자들도 임대료, 인건비 증가를 술값으로 만회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업계 3위 무학이 소주 가격 동결을 선언하면서 요동치던 시장이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든 듯하다.

무학뿐 아니라 지역 소주 업체들이 가격 동결에 동참하고 있다. 타 업체들마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면 술집 판매가격이 5000원으로 오르는 건 불 보듯 뻔했을 테다.

소주를 '서민 술'이라고 정의 내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쁘거나 즐겁거나 때로는 화나거나, 슬플 때 소주잔 기울이며 애환을 달래던, 그야말로 희로애락을 함께 한 '서민 술'이다.

퇴근길 마음이 헛헛할 때, 소주 한 잔으로 고달픈 일상의 작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날이 계속되길 바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또는 지인에게 언제든 "소주 한 잔 하자"고 건넬 수 있는 날도 많아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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