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적소에 써야하는 게임 특별자원
경제활성화 추경예산도 '마중물'이다

성장형 모바일 게임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자원이 있다. 일반적으로 꾸준히 사용되는 자원과 특별한 자원이다. 특별한 자원은 게임의 배경에 따라 다이아몬드, 보석, 골드 등으로 표현한다. 가장 흔한 형태가 골드다. 골드와 같은 특별한 자원은 일반 자원처럼 채집으로 얻을 수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조금 밖에 안 된다. 다른 유저를 약탈하더라도 일반 자원은 뺏을 수 있지만, 골드와 같은 특별 자원은 약탈할 수 없다. 골드를 얻으려면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현금을 주고 사야 한다. 골드는 게임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부족한 아이템을 사기도 하고, 강력한 캐릭터를 획득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게임 유저에게 골드는 흔히 '현질'(게임에서 현금을 사용하는 행위를 일컫는 속어)을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골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또, 한정된 골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정작 필요할 때 쓰지 못해 손해를 보게 된다. 간혹 게임에 대한 계획이 별로 없거나 소심한 유저들은 골드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쌓아두기도 한다. 그러면 성장이 매우 더디다.

골드를 어떻게 사용하는 게 바람직한 걸까? 단적으로 말한다면 정답은 없다. 하지만, 잘못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의 경향을 살펴볼 수는 있다. 먼저, 골드를 잘못 사용하는 대표적인 유형을 알아보자. 다른 유저들과 경쟁을 하며 무조건 빨리, 무조건 더 강해져야겠다는 욕심으로 골드를 사용하는 거다. 업그레이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골드를 사용하게 되면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수백만 원, 심지어 수천만 원도 쓸 수 있다. 대체로 모바일 게임에서 시간을 단축하는 데 높은 비용이 들도록 설계한다. 사람들의 조급한 심리를 이용하는 것도 있고, 다른 것들보다 시간에 대한 값어치를 매기기가 쉽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는 건데, 좀 기다리고 말지, 최저임금에 맞먹는 돈을 써가며 하는 건 그다지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합리적으로 골드를 쓰는 건 이런 유형이다. 골드를 사용해서 공격력 향상 버프를 얻는다. 버프 없이는 수행할 수 없는 퀘스트를 완료한다. 그리고, 보상으로 골드를 받는다. 물론, 버프를 얻는데 드는 골드보다는 적다. 하지만, 퀘스트는 꾸준하게 주어진다. 여러 번 퀘스트를 완수하면 처음에 투자한 골드 이상을 벌 수 있다. 게다가 퀘스트를 완수하면서 게임에 대한 흥미도 얻게 된다. 예를 하나 더 든다면 이런 경우다. 적에게 자신의 본거지가 공격받았다. 그대로 두면 쌓아둔 자원을 다 약탈당하게 된다. 피할 방법은 보호막을 쓰거나 자신의 본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거다. 보호막과 이동 아이템은 골드로 사야 한다. 그럴 때 골드 아끼겠다고 그냥 두면, 골드의 가치보다 훨씬 더 큰 자원을 잃게 된다.

정부가 추경 예산을 요구했다. 국회에 승인이 나지 않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추경 예산에는 몇 달 전 발생한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 예산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예산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강원도 산불처럼 커다란 재해는 미리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정부 예산에 포함할 수는 없다. 사고 발생 시 급하게 편성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 게임에서 자신의 본거지가 적에게 공격을 받아 약탈될 위기에 처했을 때, 급하게 보호막 아이템을 골드로 사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는 예산은 게임에서 버프 아이템을 사기 위해 골드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 이후에 더 큰 이득을 얻기 위해서 합리적으로 쓰는 거다. '국회 보이콧'을 하며 정부의 추경 요구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일개 정당의 국회의원들, 속히 국회의원 본연의 '퀘스트'를 수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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