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들이 받는 대우와 갑질 피해를 들어보면 우리 사회가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구나 하는 국민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비정규직의 처우는 정부가 개선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 보인다.

교육현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갑질 증언대회를 열었다. 학교에 근무하는 영양사, 강사, 도우미 등의 증언은 듣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병가를 낸 자리에 2시간짜리 대체인력을 채용하여 결국 병가 대신 휴직을 하게 하고 시간 외 근무 시간의 차등 적용, 과도한 근무 탓에 병을 얻었지만 산재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또 실제로는 체육전담을 하고 있지만 문서에는 보조로 되어 있고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강사가 체육수업을 전담하면 안 된다는 규정을 내세우고, 법적으로 보장된 연가 또한 방학 때 사용하게 하고 1년 단위 재계약을 악용했는가 하면 교장에게 숭늉을 따로 끓여 가져다주게도 했단다.

비정규직은 제도가 덜 갖추어져 생긴 피해와 더불어 인간적으로도 차별을 받고 있었다. 교육현장에서 이런 일이 자행되고 있어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지조차 의심하게 한다. 흔히들 교육현장 종사자들은 스스로 최고의 교육을 받은 집단이라 말한다. 그런 높은 교육을 받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학교다. 하지만 드러난 학교의 실상은 학교사회가 바깥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차별적인 관행의 뿌리는 더 깊을 수도 있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학교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60% 수준이다. 동일 근무 동일 임금을 적용한다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증언대에 선 비정규직들은 정규직 전환이나 임금을 올려주는 것보다 제도화된 처우와 인격적인 대우를 하소연했다. 잘못된 제도는 일그러진 문화를 만든다. 종사자들은 그것을 관행적으로 인식한다. 잘못한 사람이 없는데 억울하게 상처받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 학교사회의 반성과 개선이 없으면 교육계뿐 아니라 학생들도 잘못 자란다. 학부모들이 학교를 버리고 맹모삼천지교라도 하면 정신들을 차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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