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보게 된 무개념 사람들
우리가 바꾸자 '뷰티풀 코리아'로

<br>

기분 나빠하지 마라. 내 생각에는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기분 나빠했던 사람 중 한 명이기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 한다. 물론 몇몇 사람들 때문에 생겨난 말이겠지만 우리의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기에 이제는 인정하고 바꿔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난달, 나는 신랑과 뱃속 아기와 함께 괌 여행길에 올랐다. 흔히들 말하는 태교여행이었는데, 임신 6개월의 조금은 무거워진 몸으로 떠나는 길이기에 조심조심이 기본이 되었다.

여행은 즐거운 일이지만 기다림의 연속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해외여행은 더더욱 그렇다. 제일 먼저 하는 기다림은 티켓팅을 위한 줄 서기, 비행기 탑승 전 대기, 비행시간 동안의 불편함 등등…. 하지만 우리는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감수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양상을 볼 수 있는데 나는 이번 여행에서 경악을 금치 못할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모두 한국인들의 모습이었다. 새벽 3시 30분 비행편은 우리를 더욱더 지치게 했다. 하지만, 그 중 정말이지 편안한 대기를 즐기는 이가 보였으니 3부류의 가족이었다.

첫 번째 부류는, 앉아서 대기하는 공용 의자들을 죄다 그러모아 침대를 만들고 그 위에서 5명이 다 함께 꿈나라로 간 가족. 웃음밖에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지나가는 외국인들의 웃음소리와 비아냥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기 공간 한복판에 자신들만의 침대를 제조해 냈다. 정말이지 대단했다.

두 번째 부류는, 앉을 의자가 부족하여 절반 이상이 선 채로 대기하는 공간에서 4개의 의자가 붙어 있는 곳에 누워 4인분을 차지한 사람들. 아이들을 대동하고 끙끙대는 엄마가 지나가도, 나이가 드신 어르신이 지나가도,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사람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을 자거나 휴대폰을 만지는 사람들.

세 번째 부류는, 긴긴 대기 시간이 끝나고 탑승을 위해 줄을 서 있는 모두를 밀치며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사람들이었다. 아이를 밀치기도 하고, 어르신을 밀어내기까지. 정말 혀를 찰 정도의 무개념이었다. 탑승 좌석은 정해져 있고 이륙 시간도 정해져 있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싫다는 것인가.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과연 외국인들의 눈에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비쳤을까. 그들의 머릿속에는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것은 아닐까.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이 하는 행위로 가당키나 한 것일까. 우리는 정말이지 반성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을 생각지 않고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단어에 열받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분명 저들도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 모르겠지.

이 글을 읽는 독자들만큼은 다시 한 번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자신이 힘든 순간에 자신도 모르는 추한 행동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부터 바로잡아야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는 '뷰티풀 코리안'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겠는가. 나는 나의 배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 아가에게 반드시 뷰티풀 코리안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엄마가 되고 싶다.

이 말을 명심하자. '어글리 코리안', 이것은 우리가 만들어 낸 가장 최악의 말이지만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는 것을.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