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 여기고 버텼는데…정부 의지 없는듯 해 답답
"3차 매각 실패 소식에 상인·공무원·회사관계자 등 실망감

성동조선해양 3차 매각이 실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통영시민은 안타까움과 함께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매각 절차상으로 이번 매각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지역 주민이나 상인·조선소 관계자들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13일 오후 창원지방법원에서 유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제 회사가 청산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며 걱정과 실망감을 토로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찰됐다는 소식에 회사에 남은 직원들은 실망감이 크다. 이곳은 시설투자된 것도 많고 최신 야드여서 이점이 많다. 이런 회사가 사라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하는 건 쉽지 않다"며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누구보다 3차 매각 성공을 바랐던 안정리 지역 상인들의 안타까움도 컸다.

진태웅 안정황리상인협의회장은 "지금까지 상인들이 버틴 과정은 성동조선 매각이라는 한 가닥 희미한 가능성이라도 있었기에 '고난의 행군'으로 여기고 지탱해왔다"며 "하지만 매각이 실패하고 청산절차를 밟게 되면 이제 상인들도 더는 버틸 수 없게 된다. 식사하러 오는 사람이 있어야 가게를 열고 할 게 아닌가? 결국, 한 명 두 명 안정을 떠나게 되면서 이곳은 더욱 썰렁한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달 초 수출입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성동조선 살리기 간담회에서 느꼈던 것이지만 정부가 정말 이 기업을 살리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의문을 들었다"며 "그래도 '설마'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죽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실망감에 분노까지 섞여 나왔다.

한 상인은 "한 때 1만 명이나 되는 성동조선 노동자들이 다시 죽림을 활보하던 그런 시절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통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조선소를 정부가 이렇게 내버려둘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상가 주위를 둘러봐라. 불 꺼진 가게가 얼마나 많고, 세를 놓는다는 전단이 붙은 곳이 한 집 건너 한 집이다. 이번엔 매각이 성공해 희망이 생기기를 바랐는데 허탈할 뿐"이라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통영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관련 공무원은 "시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그래도 안타깝다"며 "지금으로선 어떻게 된 것인지 추이를 지켜볼 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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