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에콰도르와 준결승전 1-0
대회 최다승·이강인 도움 1위
16일 우크라이나와 최종 격돌

'이강인과 그의 형들'이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12일 오전 3시 30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대한민국 U-20 대표팀은 에콰도르를 맞아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1-0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공수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쾌거였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전 1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우크라이나와 역대 첫 U-20 월드컵 우승컵을 두고 역사적인 대결을 펼친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한국 축구 역사상 남녀 통틀어 FIFA 주최 대회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1983년 지금의 U-20 월드컵의 전신인 FIFA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김종부 현 경남FC 감독 등의 활약으로 4강 진출, 2002 FIFA 월드컵 4강 신화가 한국 남자축구가 이룬 최고의 성적이었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5년 FIFA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16강 진출이 최고였다.

▲ 12일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0 한국의 승리로 끝나며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석을 향해 서서 위아래로 뛰며 '오, 필승코리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정용호는 결승에 오르는 동안 5승 1패(공식 기록 4승 1무 1패. 세네갈과 8강전은 승부차기 승리여서 공식 기록은 무승부)를 기록했다.

U-20 대표팀이 작성한 공식기록 4승은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사상 FIFA 주관 대회 최다 승리다.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3승(3패),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3승(2무 2패) 등 3승이 한국 남자축구 FIFA 주관대회 최다승이었다. 정정용호가 여기에 1승을 더 보태 신기록을 작성했다.

여자축구에서는 이미 달성한 기록이지만 의미는 크다. 2010년 여자 U-17 월드컵 때 4승(1무 1패), 2010년 여자 U-20 월드컵 때 4승(2패)을 기록했었다.

개인 새 기록도 나왔다. 정정용호의 '막내형'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에콰도르와 4강전에서 최준의 결승 골을 도우면서 이번 대회 1골 4도움을 기록했다. 앞서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이태형과 김종부가 도움 2개를 작성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김동진,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이을용과 이영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기성용, 2013년 U-20 월드컵 때 권창훈과 심상민 등이 모두 2도움으로 FIFA 주관 대회 최다 도움 공동 1위를 달려왔다. 이를 4개로 늘려놨다.

이제 '이강인과 그의 형들'은 우크라이나와 결승에서 패배하더라도 최고의 성적을 예약해뒀다.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준우승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결기를 내뿜고 있다.

이미 1골 4도움으로 공격포인트 5를 기록한 이강인의 '골든볼'(MVP에 해당하는 최우수 선수상)도 한국이 우승한다면 예약돼 있다.

내친김에 새로 쓴 역사마저 갈아엎겠다는 한국 U-20 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U-20 월드컵 결승 진출이 처음이다. 12일 한국-에콰도르 경기에 앞서 펼쳐진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라왔다.

D조 조별 리그 1위로 16강에 오른 우크라이나는 파나마, 콜롬비아, 이탈리아를 차례차례 격파하면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동안 10득점 3실점을 보이는 짠물 수비가 빛난 팀이다.

빠른 역습을 통한 측면 크로스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온 우크라이나다. 그나마 위안은 헤더가 무서운 포포프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새벽 1시, 잠 못 이루는 '축구의 밤'은 이제 하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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