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알려주는 표시 태부족
건널목·인도 없어 위험천만
하교 때 도로 사고에 무방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

"여기 학교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반동초등학교 앞. 학부모들은 학교를 알리는 표시가 부족하다고 했다. 살펴보니 어린이보호구역 시작점을 알리는 학교 앞 표지판은 현수막에 가렸고, 학교 앞 삼거리에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없었다. 도로변에서 보면 학교가 나무숲에 가려져 있었다. '창원시 그린로드 대장정' 조사단은 11일 오전 학교 정문∼구산교회∼이화식당∼구산농협 등을 둘러보며, 통학로 문제점을 살폈다.

◇학교 앞 비좁은 인도 = 전교생이 30여 명인 반동초교는 학교 버스 3대를 운행하고 있다. 반동, 옥계, 구복, 심리, 원전 등에서 사는 학생 대부분은 이 버스를 타고 통학한다. 인근에 사는 아이들 5∼6명은 걸어서 온다.

이날 학교 앞 구산농협 쪽에서 아이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농협 쪽에서 학교로 향하는 도로에 건널목 표시가 하나도 없었다. 아이들은 보호자와 함께 위험한 길을 건너왔다.

김경숙 교감은 "학교 앞에 건널목, 인도가 없어서 학생들이 걸어 다니기에 위험하다"며 "여기에다 학교 바로 앞 도로에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있지만, 학교 골목으로 들어오는 반동삼거리 큰 도로 바닥에는 학교 앞을 알리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안 돼 있다. 이곳에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이정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반동초등학교 통학로 현장조사가 11일 오전 반동초 인근 도로에서 열렸다. 이날 학교 옆 왕복 2차로 도로에 덤프트럭 등 대형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학교서 학원 갈 때 더 위험 = 학교 관계자,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 후 지역아동센터, 학원으로 갈 때가 위험하다고 했다. 학생 10여 명이 인근 구산교회 내 지역아동센터에 가는데, 학교에서 센터까지 가는 도로가 위험하다.

강민정(39) 씨는 "4년 전쯤 지역아동센터에서 나오던 아이가 차와 부딪히는 사고도 있었다. 센터로 가는 길이 너무 위험해 교회에서 인도를 일부 만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도가 부족하고 속도를 줄이게 할 과속 단속 카메라 등이 없어 차량들이 위험하게 지나간다"고 지적했다.

학교 앞에서 큰 도로가 있는 반동삼거리 버스정류장 쪽으로 갈 때는 반사경조차 없어서 어른들이 오가는 차를 살필 때도 위험했다. 로봇랜드 공사장 등으로 향하는 대형 트럭들이 쏜살같이 달렸다. 과속방지턱이 높지 않아, 속도를 줄이기에는 부족했다.

남경하(10) 학생은 "반동삼거리 편의점 앞에서 현동에 있는 학원 차를 기다리는데, 길을 건널 때마다 무섭다"고 했다.

학교 측은 통학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관련 기관이 개선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김 교감은 "앞으로 로봇랜드가 개장하고 관광객이 몰려오면 학교 앞은 더 붐비게 될 것"이라며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통학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안전 문제로 직결된다. 차량이 서행할 수 있게 노면 표시 등을 하나하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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