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자산동우체국 문닫아
효율 명목에 주고객 노인 허탈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자산동우체국에 '통폐합'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자산동우체국은 17일 마산합포우체국에 통합돼 문을 닫는다. 14일까지만 업무를 본다.

주민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우체국에 따르면 매달 1일부터 20일까지는 하루 평균 30~40명이 우편·예금 업무 등을 본다. 20일 이후에는 공과금을 납부하는 노년층이 많아 50~60명이 우체국을 찾는다.

구자찬(55) 씨는 "이 동네 주위에 남은 마지막 금융기관마저 없어지니 많이 불편하다"며 "젊은 사람들이야 기계를 사용하면 되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은 우체국 아니면 업무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자산동은 5월 기준 전체 인구 1만 1780명 중 20.5%(2415명)가 노년층인데, 노인이 금융기관이 있는 3·15대로에 내려가 공과금 납부와 금융 업무를 보고 다시 올라오기 힘들다는 말이다.

▲ 창원 자산동우체국은 17일부터 마산합포우체국에 통합돼 문을 닫는다. 14일까지만 업무를 본다. 사진은 통폐합 안내문이 붙은 모습. /류민기 기자

구 씨는 "안 그래도 산동네인데 어르신들이 언제 도로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겠느냐"며 "더군다나 버스도 안 다니는데다 택시 타기도 애매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폐합한다는 사실을 알고 집단으로 항의하려고도 해봤으나 현재는 목숨 걸고 사수하겠다고 말하는 이도 없다. 다들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전국 11곳을 포함해 매년 우체국을 통폐합해왔다. 부산지방우정청은 2015년 8곳, 2016년 6곳, 2017년 2곳, 2018년 1곳을 통폐합했다. 올해는 마산자산동우체국이 문닫는다.

이유는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우정본부는 자산우체국 우편 물량이 줄어 2017년 우편사업에서 3억 8900만 원, 전체 1000만 원 적자를 낸 상황에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국 우편 물량은 2002년 55억 통으로 정점을 찍고 2008년 47억 통, 지난해 33억 통으로 줄었다.

다른 국가기관과 달리 우체국은 운영비와 직원 보수를 자체 수익으로 마련한다. 우정본부는 스마트폰·이메일 등 영향으로 우편사업 매출은 매년 주는데 호봉 승급 등으로 인건비는 늘었다.

경남지역에 우체국은 △4급 8곳 △5급 19곳 △6급 133곳 △별정국 117곳 △출장소 6곳 △취급국 54곳 등 337곳이다. 문제는 '6급 이하 우체국 창구망 운영 효율화'에 따라 6급 자산동우체국이 통합됨에 따라 6급 이하 310곳은 앞으로 통폐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김성태(자유한국당·비례) 국회의원은 지역 우체국을 설치하거나 폐지할 때 주민 의견을 의무적으로 수렴하도록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도서산간 거주자나 고령인구·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에게 지역 우체국은 세상과 소통 창구이자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금융 창구다"며 "우정사업본부의 경영 효율화 노력은 존중하지만 본부 본연의 공익적 기능과 보편적 역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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