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 과속운행 빈번 좁은 보행로 조마조마
어린이보호구역 표시 희미해져
사고 우려 커 안전펜스 등 필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바닥 표시가 다 닳아서 없어졌어요." "큰 차가 '획' 하고 달리니까 무서워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수정리 구산면사무소 앞 통학로를 지나던 학생, 학부모들이 이같이 말했다. '창원시 그린로드 대장정' 조사단은 10일 오전 구산면사무소∼학교 정문∼구산농협∼구산파출소∼학교 후문∼수정교차로 등을 함께 걸으며 통학로를 조사했다.

◇공사차량 '쌩쌩' = 구산면사무소 쪽 건널목 표시,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희미하게 보였다. 대형 트럭 등이 아찔하게 어린이보호구역을 오갔다. 바닥이 깨진 채 닳아 있고, 차량이 오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반사경은 반사 폭이 크지 않아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확인이 어려웠다. 그나마 도로 위쪽 어린이보호구역 표시는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에 반쯤 가려져 있었다.

5학년 자녀를 둔 배순옥(40) 씨는 "로봇랜드 공사 등이 계속되면서 학교 앞을 오가는 덤프트럭이 많다. 학교 쪽으로 오려면 내리막 커브 길을 돌아서 오는데,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10일 오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산초등학교 등굣길 현장점검이 열렸다. 이날 구산면사무소와 구산초교 사이 인도 없는 좁은 왕복 2차로 도로에 차량 이동이 많은 데다 화물차와 덤프트럭 등 대형 차량 통행이 빈번해 학생들의 등교가 쉽지 않았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두 살 아이를 안고 나온 김선혜(40) 씨도 "큰 아이가 1학년에 입학했다. 집에서 학교가 가깝지만, 걱정이 돼서 아이 손을 잡고 학교까지 간다. 둘째 아이도 5년 후면 학교에 다닐 텐데 개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나왔다"며 "학교 앞 바닥의 과속 방지턱은 높지 않아 차량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학교 앞에 과속 단속카메라라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도가 부족해 = 면사무소 맞은편 주택가 쪽 인도는 한 사람이 걷기에도 좁았다. 그 길을 학생들이 아슬아슬하게 걸어 다녔다.

이날 등교하던 할머니 학생 2명을 만났다. 2학년 이맹두(79), 3학년 신석연(81) 씨다. 등에 책가방을 메고 지팡이를 짚고 학교로 향하던 할머니들은 통학로가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 씨는 "다닐 수 있는 길도 좁고, 차도 쌩쌩 달려서 무섭다. 큰 차는 지나갈 때마다 겁이 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후문도 인도 없이 좁다란 도로만 있어서 아이들이 다니기에 위험했다. 도로 옆은 바로 하천이어서 떨어질 우려도 있었다. 이날 '창원시 그린로드 대장정' 조사단은 후문에 안전펜스 설치, 학교 담장 없애기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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