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가르치고 실무 투입도
교육전담 없어 겸임 '업무 가중'
인력·예산 지원 확대 등 필요

정부가 올해부터 교육전담간호사 배치 시범사업 등 간호사 교육강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의료현장에서는 부실 교육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 3월과 4월 44개 병원을 대상으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 27곳(61.4%)은 신규 간호사를 채용하면 3개월 미만 교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개월 미만은 5곳(11.3%), 1개월은 5곳(11.3%), 2개월 미만은 7곳(15.9%), 2개월은 10곳(22.7%)이었다.

대다수 병원이 2개월 정도 교육 후 간호사를 현장에 투입하는 현실이다. 아예 교육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곳도 2곳이고, 3~4일간 간단한 기본간호 교육 후 곧바로 환자를 담당하게 하는 병원도 있었다.

신규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프리셉터)가 신규간호사 교육만 전담하는 경우는 2곳(4.54%)에 그쳤다. 38곳(86.36%)은 환자를 담당하면서 신규간호사 교육까지 맡고 있었다.

신규 간호사들은 독립적으로 환자를 담당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돼 부담감을 호소하고, 프리셉터들은 환자를 담당하면서 교육까지 담당해야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은 결국 간호사 사직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신규간호사의 사직률은 42%로 절반 가까운 신규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났다.

정부가 간호정책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의료계 등은 정부 정책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편 예산 77억 원을 확보하고 국공립병원을 대상으로 교육전담간호사 1인당 월 320만 원을 지원하는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원영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간호사는 "간호사 3000여 명이 근무하는 서울대병원도 한 해 간호사 인건비 등으로 지출되는 예산이 2000억 원 정도다. 정부가 교육전담간호사 배치를 위해 배정한 77억 원을 전부 서울대병원에 줘도 기별이 안 간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교육전담간호사 세미나가 아닌 현장에서 실무를 배울 수 있는 간호사"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도 "77억 원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규간호사 교육전담인력 지원을 국공립병원뿐만 아니라 민간병원으로도 확대해야 하고,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 교육전담인력과 환자를 담당하지 않는 신규간호사 교육전담 프리셉터를 배치하기 위해 1600억 원 수준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신규간호사 대상 충분한 교육기간 확보 △환자를 담당하지 않고 신규간호사 교육만 하는 전문화된 교육전담자 배치 △체계적인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마련 △프리셉터에 대한 충분한 지원제도 마련 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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