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었던 거창구치소 문제가 주민투표라는 해결 방법을 찾았다.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다. 돌이켜보건대 두 명의 군수가 바뀌고 5년 넘게 민과 관 또, 민과 민이 서로 싸웠던 시간이 아득하다. 이쯤에서 우리는 거창구치소 문제를 정리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거창구치소 사태의 원인이다. 많은 이들은 거창구치소 문제 원인에 대해 주민을 기만하고 소통을 외면했던 잘못된 행정을 지적한다. 구치소 유치 서명부 날조, 주민의견 수렴절차 무시, 밀어붙이기식 행정 등이 그것이다. 두 번째로 문제 해결 과정이다. 지난했던 과정에서 나타났던 행정의 강압적 모습은 전반적인 불신을 불러왔다. 또, 문제를 풀어갈 정치의 부재, 부족했던 리더십은 거창 정치의 민낯이었다. 특히 반목을 부추기거나 문제 해결에 의지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정치인들은 아직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다행히 경남도의 중재로 5자협의체가 구성되고 법무부가 주민투표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거창 주민들은 자신의 삶과 관련된 국가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는 소중한 민주주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지만 이제는 대화와 타협, 양보의 미덕으로 마지막을 채워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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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창구치소 터 이전을 주장하는 주민 측이 주민투표와 관련해 거창군수에게 엄정한 중립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했다. 투표에 개입해 마지막일지 모르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만약 주민투표가 관권선거로 얼룩진다면 주민들의 저항은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이다. 이제는 행정의 중심인 주민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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