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고향 지키는 우리 노부모들
기관·단체 협력해 돌봄서비스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 추세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계평균(9%)보다 훨씬 높은 1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인근 하동의 한 주택가에 홀로 살던 8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돌아가신 후 사흘 동안이나 방치된 전형적인 독거노인 고독사였다.

젊은 인구가 빠져나간 시골에 노인들만 남아있다 보니 이러한 현상은 얼마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커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노인 고독사뿐만 아니라 고령치매환자 또한 부쩍 늘어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도회지에 살고 있는 자녀들의 걱정이 말이 아니다.

지난 4일 남해경찰서와 군청·소방서·우체국·이장협의회·화방남해노인통합지원센터 등 6개 기관·단체가 한자리에 모여서 보물섬안전징검다리 프로젝트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고향에 홀로계신 부모님과 외지에 살고 있으면서 언제나 부모님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자녀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남해경찰서와 관련한 여러 기관·단체가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유기적 대응을 펼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한 자리였다.

보물섬안전징검다리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있었던 어떤 경찰관의 발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평소 고향에 계시는 팔순 노부모님의 안전에 대한 걱정에서 고향 지인들과 징검다리를 만들어 이용했던 것에 착안하여 민·관·경이 참여하는 공동체치안 시책으로 운영을 활성화한다면 '남해 아니 전국에 계시는' 모든 자녀들과 부모님들께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하여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보물섬안전징검다리는 고향의 부모님이나 취약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으면 남해경찰서 홈페이지(www.gnpolice.go.kr/nh)나 징검다리 전용전화(055-860-6200)로 민원을 접수한다. 그러면 보물섬안전징검다리 회원이 현장에 출동하여 부모님 등의 안전을 확인 및 조치하고 민원(접수)인에게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우리의 부모님들은 노부모님 공양과 어린자식들 위함을 천직으로 알고 젊은 시절을 지내 왔었고 지금도 외지에 살고 있는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고 마음을 졸이며 살아가고 있다.

자식들은 객지로 떠나고 우리의 부모님들은 유모차에 의지하며 홀로 살아가고 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자식들만을 기다리다 외롭게 숨지는 사건은 이제 새삼스러운 뉴스도 아닌, 서글픈 현실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이라도 홀로 사시는 부모님들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정신질환자 등 취약계층이 사회와 자녀·가족들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이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한 것이다.

그리고 징검다리가 내 부모를 아끼고 사랑하듯 주변을 안전하게 살핀다면, 외지에 살고 있는 자녀들은 말할 것도 없고 홀로 사시는 부모님 입장에서도 더없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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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관계 기관과 단체들이 종종 찾아 소식도 전해주며 안전하게 챙긴다면, 이보다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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