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유출·이주아동 등 기획주제 선택도 호평

경남도민일보 제18기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성춘석)는 3일 오후 신문사 5층 회의실에서 지난 5월 한 달간 보도된 기사와 편집 지면을 대상으로 평가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창간 20년을 계기로 기획기사를 크게 확대한 만큼 위원들의 관심도 기획기사들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창원 시내버스 문제, 노무현 서거 10주기, 이주민 이야기를 담은 '사람꽃', 미등록 이주아동 문제 등에 심도 있는 평가가 이루어졌다. 대체로 창간 20년에 어울리고 시의적절한 기획아이템이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몇몇 기획기사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리고 5월 내내 큰 이슈였던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관련한 사안도 지난달에 이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고 근대문화유산에 관해서도 많은 평가가 이루어졌다.

◇김민규 위원 = 2일 자 3면 임채민 기자의 '청년층 수도권 부산으로 일자리 찾아 짐보따리'.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를 다룬 기사는 많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특히 청년층 인구유출을 다룬 기사로서 기획기사 주제선택 면에서 좋은 아이템이었다. 다만 청년을 붙잡기 위한 대안을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의견으로 소개했는데 너무 추상적이다. 이와 관련한 심층 기사가 필요하다. 21일 자 7면 박종완 기자의 '태어났지만 유령처럼 살아야 한다면'.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법적,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기획을 주제로 선택한 것은 매우 좋았다. 이 기획을 통해 이들의 어려움을 상세히 알 수 있었다. 경남에 특히 불법체류 외국인 자녀가 많은 만큼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9일 자 19면 이원정 기자의 '무조건 MRI가 좋은 건가요?'. 기사에서 소개한 것처럼 환자들이 영상검사의 종류별 차이점만 알아도 의사의 설명을 쉽게 이해하고 물어보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친절한 기사였다.

◇성춘석 위원 = 2, 16, 17, 20, 21, 27일 1면 학생인권조례 관련 기사들. 현재 경남학생인권조례의 핵심적인 문제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으로 보이는 듯하나 세대 간의 문제, 학생지도 문제, 교권문제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면에서 좀 더 깊이 있는 기사가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 13, 20, 27일 류민기 기자의 '창원 시내버스 불만 제로' 기획기사. 시내버스 난폭운전 문제, 사람보다 돈이 앞서니 해결방법을 찾기 어렵다. 특히 어르신들이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그래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다. 고위 관료의 시내버스 이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 요구를 수용하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서비스 경쟁체제도 필요하다. 기획기사 나온 김에 창원 시내버스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 경남도민일보 제18기 지면평가위원회가 지난 3일 신문사 5층 회의실에서 5월 보도 기사를 평가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손제희 위원 = 20일 자 3면 민병욱 기자의 '인권 감수성 높은 학교로-교권 붕괴 결정타 될 것'.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부결된 학생인권조례안 심의 과정을 정리한 기사인데 의원들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편집해서 좋았다. 20일 자 7면 이혜영 기자의 '도민 60% 학생인권조례 반대?'. 반대 측 발표 여론조사가 조사설계에서 근본적으로 오류가 있었음을 지적한 기사다. 독자는 이슈가 되는 사안에 양측 주장뿐만 아니라 주장의 근거가 타당한지 분석해주는 언론을 신뢰하고 지지한다. 28일 자 11면 이현희 기자 '취재노트-가족의 정의는 없다'. 혈연 이외의 가족도 가능할 수 있다는 글로 인상적이다. 여기에 더해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등에서 시행 중인 시민결합제도 소개를 제안한다. 시민결합제도는 시민결합으로 묶인 동반자가 상속·세제·보험·의료 등 가족으로서 권리를 보장해주는 제도다. 30일 자 5면 박석곤·허귀용 기자 '장려금 일색 인구증대 정책 실효성은…'. 기사 제목의 문제 제기와 달리 기사 내용은 지자체별 일회성 결혼장려금 등 내실 없는 정책 소개뿐이다.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고 성평등지수가 높은 나라의 출산율 사례 등 심층분석이 없어 아쉬웠다.

◇송정훈 위원 = 22, 23, 24일 1면 '노무현의 지역을 넘자' 시리즈. 서거 10주기를 맞아 보도한 기획기사로 지금 이 시대에 노무현 정신의 가치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 구성과 편집 디자인도 좋았다. 24일 5면 서동진·이동욱 기자의 '사람꽃-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느낌이 있는 기사다. 재미있게 보았다. 31일 18면 이서후 기자 '상상의 나래 활짝 주말 창원 전시장'. 미술전시 현장을 소개한 기사로 산뜻한 편집과 컬러 지면에 형광펜 효과로 전달력을 높인 좋은 지면이었다.

◇이재성 위원 = 9일 자 5면 김희곤 기자 '또 하나 사라진 창원 근대 문화유산'. 100년 가옥 철거를 두고 안타까워하는 목소리와 함께 창원시 근대문화유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다룬 기사다. 14일 자 1면 김희곤 기자 '근대문화유산 지하련·노씨 주택 원형 훼손 없이 이전 보존 추진'. 15일 자 11면 사설 '근대문화유산 보존 조례 손질 기대'. 근대문화유산 건축물 관련 조례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창원시와 도시재생지원센터, 실제 거주민들의 생각도 중요하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자발적 마을만들기가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복원해야 할 것은 복원해야 하지만 업자에 의해 마구잡이식 리모델링은 경계해야 한다. 보존에 대한 큰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으니 센터나 담당자의 목소리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이제 디테일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최희태 위원 = 3일 자 15면 정인한 시민기자 '그 어떤 자리보다 반짝이는 눈 마주할 시간 선택했죠'. 경남도민일보의 장점은 소시민의 삶에 지면 할애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네 이웃의 생각과 삶을 들려줌으로써 공감을 함께 전해줘서 고맙다. 14일 자 4면 임채민 기자 '경제성장, 공공성·공동체 복원 때 가능'. 강연 내용을 기사화한 것으로 내용을 지면에 다 옮기지는 못할 것이다. 제목에는 공감하지만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현실에 적용할 구체적 정책과 이행계획, 연구를 통한 사례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21일 자 16면 연합뉴스 '김종규 원주 DB 간다'. 우리 지역 연고 프로농구 대표적인 선수가 이적한다는 기사인데 이적과 관련해 해당 팀 입장, 선수보강 계획, 지역민 반응 등이 뒤따랐으면 좋았겠다. 24일 자 4면 박종완 기자 'ILO 비준 추진 노동-경영계 엇갈린 반응'. 사용자단체는 노동조합 권한 강화에 맞서 방어권 확보를 주장하고 있다 했는데 '방어권'은 강자에 맞선 약자의 저항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경영계란 표현도 잘못되었다. 노동자의 상대 개념은 경영자가 아니라 사용자다. 표현을 가려 써야 할 것이다.

 

◇참석 위원 = 김민규·성춘석·손제희·송정훈·이재성·최희태 위원

◇보고서 제출 위원 = 김민규·성춘석·손제희·송정훈·이재성·최희태 위원

◇참관 = 이일균 편집국장, 남석형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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