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912년'사실 인지
누리집 등 여전히 '1926년'
본보 취재에 뒤늦게 수정

1926년 건립된 것으로 알려진 일제강점기 마산헌병분견대가 1912년에 지어졌다는 사실을 창원시·문화재청이 지난해 확인하고도 오랫동안 누리집 등 정보를 수정하지 않다 <경남도민일보>가 취재를 하자 뒤늦게 건립 연도를 바로잡았다.

등록문화재 제198호인 옛 마산헌병분견대(창원시 마산합포구 월남동)는 이전까지 건립 연도가 1926년으로 알려졌었다. 문화재청은 국가문화유산포털에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당시 잔악한 일본의 대명사였던 헌병대가 민중을 억압하고 독립투사들에게 가혹 행위를 자행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뼈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신삼호 건축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감사를 맡고 있는 허정도(66) 건축사에 따르면 조선주차군경리부에서 1914년 낸 <조선주차군 영구병영, 관아 및 숙사건축 경과개요>에 마산헌병분견대 건물이 '1912년' 건립됐다고 나온다. 문건의 '마산헌병분대청사 및 부속건물' 항목에 1912년 2월 기공해 같은 해 7월 준공했다고 나와 있다. 이들은 "300분의 1 축적의 배치도까지 첨부돼 있고 도면 내용과 실재 건물이 동일하고 정확하다"고 말했다.

▲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남동에 있는 등록문화재 제198호 옛 마산헌병분견대. /경남도민일보 DB

1916년 조선총독부 육지측량부가 발행한 1만분의 1 지도인 <마산>에서도 헌병분견소라고 표기된 건물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위치도 정확하고 건물 배치 형태도 마산헌병분대배치도 도면과 동일하다"고 했다.

1913년 발간된 <마산부세일람> '마산헌병분대' 편도에도 '1909년(명치 42년) 12월 2일 마산 본정 3정목(현 월남동 3가)에 대구헌병분대분견소로서 설치돼 1910년 7월 편재개정 결과 마산분대로 개칭돼 김해·웅천·진해·진동·배둔역·고성·장목포 7분견소를 관할하고 있으며 지금의 청사는 1912년(명치 45년) 7월에 낙성됐다'고 기록돼 있다.

문제는 지난해 창원시와 문화재청이 마산헌병분견대 건립 연도가 1912년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누리집 등의 정보를 수정하지 않은 점이다. 시는 마산헌병분견대를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조선주차군경리부에서 발간한 <조선주차군 영구병영, 관아 및 숙사건축 경과개요> 등을 찾아내 지난해 2월 문화재청에 이를 알렸다.

문화재청 역시 문건을 검토해 그해 3월 문화재 전자행정시스템에 '1912년'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누리집 등에는 바로잡지 않았다. 내부 시스템에는 1912년으로 고쳐놓고 일반인이 정보를 접하는 누리집에는 1926년으로 계속해 알린 것이다.

창원시와 문화재청은 <경남도민일보>가 건립연도 문제를 취재하자 지난 4~5일에야 건립 연도를 고쳤다.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관계자는 "누리집과 자동으로 연동되는 문화재 전자행정시스템이 있는데 제대로 연동되지 못했다"며 "누리꾼은 누리집에서 관련 정보를 접하는데 잘못된 정보가 계속해서 전파되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달 27일 '창원시 문화유적 시설관리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옛 마산헌병분견대, 진동리 유적, 웅천읍성 3곳 등이 문화유적시설로 추가됨에 따른 조치다.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 관계자는 "마산헌병분견대가 전시관으로 바뀌면 유지관리하기 위한 인력이 필요하다. 예산을 수월하게 확보하는 등 문화유적을 관리하기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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