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차량 사이로 아슬아슬한 발걸음
후문 앞 도로 폭 좁은데 불법주차 탓에 더 위험 "일방통행로 지정 필요"

4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무학초등학교 앞.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편의점 앞에는 학생이 설 곳이 없었다. 학교 바로 앞 통학로는 주·정차 차량을 피해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위태로웠다. 학부모들은 부득이 일부 학생들이 인근 성매매 집결지 일대를 거쳐서 학교로 가야 한다며 아이들의 정서적인 문제도 우려했다.

'창원시 그린로드 대장정' 조사단은 이날 무학초교 정문∼3·15대로∼센트럴아파트∼신포동 성매매 집결지∼몽고간장 옆길∼학교 후문∼자산동 행정복지센터∼영광침례교회 일대를 살펴봤다.

◇부족한 신호대기 장소 = 조사단은 학교 정문 맞은편 아파트 쪽에서 학생들이 건너오는 신호등 앞에서 우왕좌왕했다. 신호등 바로 앞 편의점 입구에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과 조사단 20여 명이 겹쳐 섰다.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장소는 턱없이 부족했다. 차도에 선 사람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편의점 가판대도 있고, 장소가 좁다. 비까지 내리는 날에는 시야가 더 가려져서 정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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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무학초교 후문 골목에서 학생들이 불법주차 차량과 통행 차량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박일호 기자

 

◇성매매 집결지 가로질러 통학 = 학교 맞은편 아파트 단지에서 학교로 올 때 문제 중 하나는 성매매 집결지를 지나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 학생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청소년통행 금지구역을 가로질러 등하교한다.

이날 아이 손을 잡고 길을 건너던 학부모는 그 일대를 지날 때마다 걱정이 크다고 했다. 박진희(39) 씨는 "아이가 1학년이다. 센트럴아파트에서 시립유치원 가는 길을 사이에 두고 차가 쌩쌩 달린다. 길을 건널 때 성매매 장소가 그대로 보여서 아이 정서에 나쁠 것 같아 걱정이 많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후 5시만 돼도 일대에 불이 켜져 있다. 큰 애를 둔 집에서는 '엄마, 저 이모들은 옷이 왜 저렇냐'고 묻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좁은 차로 양방향 통행 문제 = 무학초교 후문 방향 몽고식품 앞 도로도 위험하다.

김현정 무학초교 녹색어머니회장은 "길이 좁은데, 차가 양방향으로 엉켜서 무척 위험하다. 게다가 인도도 없다. 인도를 만들고, 일방통행으로 바꿔서 더 안전하게 학생들이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내려오는 비탈길에도 인도가 없다. 차량이 경적을 울릴 때면 학생들은 비켜섰다 다시 차로를 걷는다.

1학년 자녀를 둔 최윤정(43) 씨는 "후문 쪽 길은 좁고, 학교 인근 정자 쪽에는 술 취한 분들이 많아 위험하다. 학교나 관계 기관들이 나서서 안전한 통학로로 학생들을 유도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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