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의 전수조사 결과
주민 건강 피해 1등 선정

하동화력발전소가 '환경 부정의 상'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환경정의는 24회 환경의 날을 맞아 최근 2년간 발생한 환경피해 사례를 전수조사하고 침묵하면 안 될 '2019 환경 부정'의 사례로 하동군 금성면 명덕마을 주민들의 화력발전소 피해를 선정했다.

명덕마을 주민 400여 명(173가구)은 1997년 하동화력발전소가 가동된 이후 20년 넘게 고통을 받고 있다. 하동화력발전소는 1~8호기에서 4000㎿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명덕마을과 발전소가 가장 가까운 곳은 200m도 채 안 된다. 주민들은 미세먼지와 소음, 수증기, 악취 등으로 각종 질병과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명덕마을이 자체 조사한 결과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전체 주민 중 20명이 임파선암과 간암, 폐암 등을 앓았고, 암으로 사망한 사람만 10명에 이른다. 마을 전체 인구를 따지면 암 발병률이 5%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피해를 호소하며 이주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원인 제공자인 하동화력발전소는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마을주민과 발전소가 부산대에 의뢰해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주거환경영향조사에서 피해가 별로 없다는 결과를 근거로 들며 주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전미경(54) 명덕마을 피해대책위원장은 "발전기금에서 지원되는 월 전기료 2만 원이 혜택의 전부"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하고 주민피해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하동화력발전소가 환경 부정의 상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동화력발전소 전경. /환경정의

최근 들어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이 동아대에 의뢰해 발전소 주변 건강영향조사를 하고 있고, 경남도도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대기질을 측정하고 있다.

'환경 부정의 상'은 환경정의가 최근 5년간 54개 신문·방송 기사를 전수 조사하고 364명의 전문가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선정한다. 하동화력발전소 주민건강 피해는 △피해의 불공정성 △미래세대 영향 △과정의 정당성 △손해배상·대책 부문 모두 '부정의 최고 점수(A)'를 받으며 1등에 선정됐다.

환경정의는 하동화력발전소 주민 피해 현장조사, 다큐 제작, 법률컨설팅 활동을 올해 하반기에 진행할 계획이다. 하동화력과 더불어 충남 장항제련소 환경 피해, 전북 익산 낭산 폐석산 맹독폐기물 매립, 경북 포항 형산강 수은 오염이 대표적 환경 부정의 사례로 뽑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