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는 학업에 밤잠 잃는 10대들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학교에 간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평소 8~9시간 정도 학교에서 생활하는데, 학교가 끝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원에 간다. 학원이 끝나면 학생들은 저녁 시간을 훌쩍 넘어서 집에 가게 된다. 이러면 학생들이 가족들을 마주하는 시간과 남아 있는 공부를 할 시간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모습이 과연 이상적인 학생들의 모습일까?

그러나 시험 기간의 청소년들의 생활 패턴을 보면 더 신선한 충격을 준다. 소위 말하는 시험 기간에는 평소와 똑같이 끝나는 학원이 있는 반면에 끝나는 시간은 물론, 공부량도 늘어나 밤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학교에서의 야간 자율 학습도 빼놓을 수 없다. 늦은 귀가는 피로를 축적하며, 범죄로부터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다.

밤 10시가 넘은 늦은 밤에 학원을 가면 대체 학생들은 몇 시에 집에 들어간다는 말인지? 또 언제 씻고 잠을 잔다는 것인지 어려운 수학문제를 앞에 둔 것처럼 보는 이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믿기 힘들지만 대부분의 입시학원들이 일선 학교들의 야자 마치는 시간에 맞춰 수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원에서 시험기간만 되면 새벽이 다 돼서야 마쳐요.", "시험 기간마다 12시가 다 돼서 집에 간 적이 많아요.", "집중도 안 되는데 이럴 땐 그냥 잡아 두지 말고 집에 보내주면 좋겠어요." 이렇게나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학년의 최고령인 고3들은 시험기간에는 학원에서 잠을 자고 바로 학교에 가는 엄청난 내공도 보여준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잠이다. 수많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멜라토닌 분비 시간 때문에 적어도 자정을 넘기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학교의 야간 자율 학습과 학원 마치는 시간을 고려해 보면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생활 패턴이 지속되면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 깊은 잠에 들 수 없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또한 집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공간인데, 청소년들은 늦은 귀가 시간 때문에 집에서의 시간을 대부분 잠으로 소비함으로써 자유를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수면시간의 절대부족에 놓인 학생들의 현실을 놓고도 부모님이나 어른들은 학생들이 밤늦게 스마트폰을 하기 때문에 잠이 부족하다고 학생들의 생활습관을 나무란다. 물론 스마트폰 때문에 더욱 수면시간을 뺏기는 것 또한 맞다. 하지만 하루 종일 학교 수업과 야자, 학원에 지친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이해해 야 할 대목이다. 문제는 학생들에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험기간이 또다시 돌아오면 학생들의 건강은 비상사태에 빠질 것이다. 학생들의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당장 야자를 완전 폐지하고 심야 학원영업을 못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입제도 역시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나를 위해, 나의 건강을 위해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좋은 학업성적과 만족도 높은 삶은 건강한 정신과 육체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충분함에는 못 미치더라도, 밤이 되면 불을 끄고 숙면을 취하자. 충분한 수면 시간은 활기찬 하루, 건강한 미래를 시작하기 위한 디딤돌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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