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요인 발생 마찬가지지만 지역경기 악영향 미쳐선 안돼"
경쟁사 대선 행보에 이목 쏠려

무학이 주류업계의 소주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주류업계가 소주 출고가를 잇달아 올리는 가운데 무학은 소주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주 출고가 인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에서 무학의 '가격 동결 선언'이 도미노 가격 인상 현상을 잠재울지 주목된다.

◇"딱 좋은데이 등 소주가격 안 올린다" = 무학은 '딱 좋은데이'를 비롯해 자사 전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3일 밝혔다.

무학은 이날 창원시 마산회원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소주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지난 5월 소주 1위 업체가 '참이슬'의 공장 출고가를 6.45% 인상한 데 이어 지난 1일 소주 2위 업체도 '처음처럼' 출고가를 7.21% 인상했다"며 "무학은 기업의 단기적 영업이익 개선을 위해 소주 가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수능 무학 대표이사는 "원재료비, 최저임금 상승과 과당경쟁에 따른 판매촉진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라면서 "하지만 물가상승으로 빨간불이 켜진 서민경제와 부울경 지역 경기불황 속에서 소주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위축으로 지역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가격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 최근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가 느는 추세에 주류 가격마저 인상된다면 지역 외식업계와 자영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 이수능 무학 대표이사가 3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 본사 4층에서 소줏값을 동결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소주 출고가격이 오르면,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병당 100원 이상, 상자당 3000원 이상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매점에서 소주를 사는 소비자들의 부담 역시 커진다.

현재 무학의 딱 좋은데이(360mL) 출고가는1006.9원으로 2015년 가격을 인상한 이래 4년째 동결 중이다.

◇지역 소주업체 연이은 가격 동결 =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 한라산소주가 연이어 소주 출고가를 올리면서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우려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무학을 포함해 지역 주류업체들의 출고가 동결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 주류업체인 보해양조는 지난달 '잎새주'의 공장 출고가를 변동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앞서 대전·세종·충남지역 소주회사인 맥키스컴퍼니도 주력 제품 '이제우린' 가격을 올 한해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소주 시장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 업체도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소주 시장 3위 업체인 무학이 가격 동결을 선언하면서 업계 릴레이 가격 인상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특히 무학의 이번 가격 동결 결정은 지역 경쟁 주류업체인 대선주조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조의 출고가 인상은 지난 2015년 시원(C1)과 시원블루(C1 블루)의 출고가를 각각 970원에서 1025원으로, 960원에서 1015원으로 올린 것이 마지막이다. 2017년 출시한 대선소주의 현재 출고가는 1005원이다. 이와 관련해 대선주조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소주 가격 인상과 관련해서 특별하게 논의된 바 없다. 내부적으로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한 게 없다. 계속해서 검토하고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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