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비탈길서 불안과 씨름하는 아이들
어린이보호구역 팻말 있지만 건널목·인도 없어 위험 노출
좁고 굽은 길 탓 사각도 많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

"저기 보세요. 여기가 제일 위험해요. 비탈진 길을 내려오는데 인도가 하나도 없어요."

권선주 마산 성호초등학교 안전담당교사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 신추산아파트에서 비탈진 길을 할머니와 손녀가 손을 꼭 잡고 내려오고 있었다. 3일 오전 성호초교 통학로 현장조사를 나온 이들이 위태위태한 모습을 마음을 졸이고 쳐다봤다. 이날 '창원시 그린로드 대장정' 조사단은 성호초교 정문∼까사미야 마산점∼평안안과∼성호민원센터∼신추산아파트∼학교 후문 등을 둘러봤다.

권 교사는 "비탈진 길을 오르고 내리는 차가 있는데, 아이들이 건널 수 있는 건널목도 없다. 볼 때마다 아슬아슬하다"고 말했다. 비탈진 길 위쪽에 어린이집이 있어서 어린이보호구역 팻말이 보이지만,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인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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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초교 통학로인 신추산아파트 인근에서 한 학생과 보호자가 함께 비탈길을 걷고 있다. /우귀화 기자

◇학교 주변 골목길 '불안' = 성호초교 통학로는 구도심의 특징 그대로다. 정문과 후문이 학교를 둘러싼 골목길과 연결된다.

강정숙(46) 성호초교 학교운영위원장은 "학교 시작과 끝이 좁은 골목길이어서 아이들이 다니기에 불안한 부분이 있다. 가로등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다니는 이어진 골목길과 주차장이 연결돼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간도 있다. 북마산가구거리 쪽에는 건널목은 있지만 신호등이 없어서 어르신이 학생들이 다닐 때마다 깃발을 들고 안내했다.

◇신호체계 개선도 필요 = 조금 더 내려와 창동으로 연결되는 지점에는 신호등이 있어도 위험하다. 우회전 차량 탓이다.

학부모 최윤정(45) 씨는 "평안안과 쪽에서 창동으로 내려오는 사거리는 위험하다. 신호등이 초록불일 때 학생들이 건너고 있어도 우회전 차량이 진입해 깜짝 놀라게 된다. 우회전 차량 운전자에게는 시야 확보도 잘 안된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 앞 성호민원센터 쪽에는 어린이보호구역 팻말이 있지만, 과속방지턱도 없었다. 바닥에 어린이보호구역 표시는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게 닳아있었다.

참가자들은 "학교 앞 통학로 안전펜스도 주택가 주차장 등이 있는 부분부터 끊겨 있다. 아이들이 차로로 다닐 수밖에 없다. 후문도 주차장처럼 방치돼 아이들이 다닐 때마다 차를 피하느라 아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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