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남건축사회와 함께 지역에 등록한 건축사에 한정해 LH공공주택 설계 특별공모에 참여시키는 사업을 펼친 것은,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지역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이자 건축업의 지역균등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번에 대상이 된 주택은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인 밀양부북지구 A-2블록 공동주택의 기본·실시설계용역으로서 지난달 30일 심사 기준 등을 설명하는 현장설명회가 열렸다.현장설명회에서 LH는 해당 장기임대주택 설계에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도록 하는 등 몇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경남 지역에서 등록하여 활동하는 건축사들이라면 지역의 자연적·인문적 특성을 건축에 충실히 담아낼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지역 건축사들의 우대와 배려를 통한 지역균형 발전 의지가 공공주택설계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기여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이날 현장에는 다른 지역의 건축사들도 나타날 정도로 열기를 띠었다고 하니, 본 공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LH가 경남건축사회에 한해 주택 설계를 공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공모방식의 다양화나 발상 전환을 통해 다양한 주체가 공모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부여해 왔다. 지난해 신진건축사에게 일정한 할당량을 부여하는 쿼터제를 통해 중소건축사사무소들의 설계안이 당선된 울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이후 LH가 신규로 공공주택 설계공모를 한 곳은 해마다 10곳이 넘는 것으로 확인된다. LH가 경남에 적용한 사례를 향후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하여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 건축사들에게 설계공모 자격을 제한하거나 일정한 쿼터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민간사업자나 주택 사업 시공자 등을 공모하는 데도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사업자를 우대하는 정책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LH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이나 업체에 우선권을 부여함으로써 주택 건설에서 공공성 강화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경남도나 도의회가 법제화를 통해 건설의 지역할당제를 뿌리내리는 것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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