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이어 롯데도 인상
한라산소주 등 지역업계 합류
무학·대선 조정할까 도민 촉각

대표적인 서민 술로 꼽히는 소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도 이달부터 주류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인상한다고 결정했다. 일부 지역 소주업체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류업계가 소주 가격을 연쇄적으로 인상하면, 소매점과 식당의 판매가격 역시 줄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퇴근길 소주 한 잔 즐기는 직장인과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줄줄이 제품 출고가 인상 = 롯데주류는 이달부터 '처음처럼', '클라우드', '청하' 등 가격을 인상한다. '처음처럼'(360㎖)의 출고가는 1006.5원에서 1079.1원으로 73원 오르고,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500㎖)는 1250원에서 1383원으로 133원 오른다. '청하'(300㎖)는 1471.2원에서 1589.5원으로 118원 오른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참이슬' 주요 제품 공장 출고가를 6.45% 올린 지 한 달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5월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공장 출고가격을 병당 1081.2원으로 인상했다. 기존 1015.70원에서 6.45%(65.5원) 오른 것이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3년 5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이 같은 소주 가격 인상은 지역 소주업체도 합류하면서 주류업계 전체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라산소주는 지난달 출고가를 80원 올렸으며, 충북소주도 이달부터 시원한 청풍(360㎖) 출고가를 1016.4원에서 1080.2원으로 63.8원 인상한다.

이들 주류업체는 가격인상 배경으로 원가 부담의 증가를 내세웠다. 하이트진로 측은 "2015년 11월 가격 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했다"며 "3년여 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 발생했으나,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슈퍼마켓·편의점 등 판매가격도 올라 = 주류업계의 출고가 인상에 따라 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도 올랐다.

유통채널마다 차이는 있지만 하이트진로 소주 가격은 100~200원가량 인상됐다. 실제 지난 1일 창원지역 소매점 등을 돌아다녀 봤더니,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참이슬 후레쉬(360㎖)는 병당 기존 1400원에서 100원가량 오른 1500원에 대부분 판매됐다.

편의점에서는 더 큰 오름 폭을 보였다. 참이슬 후레쉬(360㎖)를 병당 1700원 안팎에 팔고 있었으며, 일부 1800원대로 올린 곳도 있었다.

일반 식당과 주점은 대체로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주류업계가 연쇄적으로 소주 가격을 올리면 식당에서 팔리는 소주 가격 역시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4000원 받는 소주 가격을 5000원으로 올리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 (39) 씨는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을 도매로 사들이는 가격이 병당 100원씩 올랐다. 5월까지 하이트진로 소주만 가격이 올랐고, 인상 가격도 소폭이기 때문에 따로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며 "하지만 소주업체가 잇달아 가격을 올리면, 술집들은 가게세, 인건비, 식자재 가격 인상 등 이유로 덩달아 소주 가격을 올릴 것이다. 이미 변화가 중심으로 일부 식당과 주점은 소주 1병에 4500~5000원을 받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 창원지역 한 편의점에서 참이슬 후레쉬가 병당 1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문정민 기자

◇경남 선두 주자 무학·대선은? =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 지역 소주업체 등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경남·부산지역 주류 회사인 무학과 대선도 가격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주류업계는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뒤이어 경쟁업체들도 줄줄이 그 뒤를 따랐다.

지난 2015년 11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5.52% 인상하자, 무학이 '좋은데이' 가격을 5.9%,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가격을 6.4% 인상한 바 있다.

대선주조 역시 지난 2015년 '시원(C1)과 시원블루(C1 블루)의 출고가를 각각 970원에서 1025원으로, 960원에서 1015원으로 5.7% 인상했다. 2017년 출시한 대선소주의 현재 출고가는 1005원이다.

무학도 같은 해 '좋은데이'와 '화이트' 출고가를 각각 950원에서 1006.9원, 970원에서 1028.1원으로 인상했다.

지역 소주가 몸값을 높이면 지역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크다. 창원시 진해구에 사는 주모(60) 씨는 "서민으로서 식당, 술집에서 소주 몇 병만 마셔도 몇만 원이나 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업체가 100원 올리면 술집은 1000원 올리는 게 현실"이라며 "특히 서민들에게 소주 가격 변동은 민감한 편이다. 지역 소주업계는 이 점을 고려하고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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