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9월까지 각국 축제 무대 수놓아
마임극·신체극·넌버벌시어터 관객과 소통

올해도 도내 극단들의 외국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준비한 마임극이나 신체극은 언어 장벽을 넘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물론 연기에 대한 탄탄한 기본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와 함께 지역 문화 예술 관련 기관·단체의 지원도 크게 한몫했다.

◇중국에서 공연하는 극단 현장

먼저 극단 현장의 유쾌한 마임극 <정크, 클라운>(연출 고재경)이 중국 서안국제아동연극축제(Xi'an International Theatre Festival for Children)에 공식 초청됐다.

이 작품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마임이스트 고재경과 진주 극단 현장이 협업해 만든 넌버벌(대사 없는) 코믹 놀이극이다. 클라운(광대) 4명이 무대 위 물건들을 이용해 끊임없이 신나게 노는 내용으로 지난해 3월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공연을 포함해 수많은 무대에 올라 많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지난 1월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 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 제15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에 올해의 우수작으로 공식 초청되었는데, 이때 K-PAP(서울아동공연예술마켓) 발표회에서 국외 델리게이터(예술감독)와 국내외 기획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었다. 이 공연으로 당시 중국 쪽의 초청을 받아 이번 공연을 하게 됐다.

이번 연극제에서 <정크, 클라운>은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서안어린이예술극장 야외무대에서 6회 공연한다.

▲ 극단 현장 〈정크, 클라운〉

◇루마니아에서 공연하는 상상창꼬

창원 극단 상상창꼬는 6월 5일 루마니아에서 열리는 제9회 바벨 국제공연예술축제(Babel F.A.S.T.)에 <후에(After)>(김소정 작·연출)라는 작품으로 참가한다.

바벨국제공연예술축제는 루마니아 왈라키아 지방에 있는 트르고비슈테시에서 매년 여름 진행하는 국제연극제다. 주로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초청된다. 올해는 '이미지'를 주제로 열리는데, 무대극, 야외극, 거리극, 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극단 상상창꼬의 <후에>는 감정, 상황 등을 몸으로 표현하는 신체극이다. 2014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거창국제연극제, 경남연극연출가전 무대에 올랐고, 2015년에는 몽골에서 열린 세인트 성 뮤즈 국제연극제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올해는 바벨국제공연에술축제와 6월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 네트워킹 페스티벌 프로그램에서 공연한다.

대사가 없는 신체극이지만 나름의 서사가 있다. 구체적으로 작품은 새가 되고 싶었던 '류'라는 인물의 성장 이야기다. 류는 어릴 적 가족 동반 자살 현장에서 혼자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그 충격으로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던 류는 허공을 나는 새를 보면서 그 자유로움을 부러워한다. 그러다 어느 날 다리 위에서 몸을 던지려던 여성 '빈'을 발견하고 그를 구한다. 두 사람은 서로 비슷한 처지를 이해하고 끌리면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이런 줄거리를 애크러배틱과 현대무용, 부토, 마임 등을 활용해 표현한다. 그리고 배경으로 새와 하늘, 바다, 비 오는 거리 등은 무대 표면에 영상을 입히는 매핑 기술을 이용했다. 여기에 실제 자전거와 실물 크기의 인형, 갈매기 인형을 소품으로 활용해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몸을 움직이는 연극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상상창꼬의 장점을 잘 발휘한 공연이다.

▲ 극단 상상창꼬 〈후에〉

◇이탈리아에서 공연하는 벅수골

마지막으로 통영 극단 벅수골은 오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흔적 현대연극관측축제'에 참가한다.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사랑, 소리나다>(연출 장창석)로 넌버벌시어터다. 넌버벌시어터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비언어적인의 단어 'Nonverbal(넌버벌)'과 연극, 극장을 뜻하는 'Theater(시어터)'의 합성어다. 악몽과 불면, 외로움에 시달리는 남자와 실연의 상처로 가슴앓이를 하며 사랑을 거부하는 여자. 두 사람이 펼치는 가슴 따뜻한 사랑과 떨림의 순간이 대사 없이 아카펠라, 탭댄스 등으로 꾸며진다.

극단 현장의 중국 공연, 벅수골의 이탈리아 공연은 경남문예진흥원이 올해 처음 추진한 해외아트마켓 개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게 됐다. 또 상상창꼬의 루마니아 공연은 경남메세나협회 회원사인 범한산업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 극단 벅수골 〈사랑, 소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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