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부실채권 높은 이유

경남은행이 시중·지방은행 가운데 '올해 1분기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았다. 수치상 우려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해석 여지도 남기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2019년 1분기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전체 부실채권 비율이 0.98%로 나타났다. 부실채권 액수로는 18조 5000억 원이었다. 기업 여신이 16조 5000억 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89.1%를 차지했으며, 그 외 가계여신 1조 8000억 원, 신용카드 채권 2000억 원이었다.

은행별 부실채권 비율을 보면, 경남은행이 1.18%로 시중(6개)·지방(6개)·인터넷(2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경남은행은 총여신 30조 9000억 원 가운데 4000억 원이 3개월 이상 연체액으로 나타났다. 경남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1분기 1.03%, 지난해 4분기 1.11%에서 이번에 1.18%로 높아졌다.

타 지방은행 가운데 부산은행도 1.14%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그 외 대구은행 0.94%, 전북은행 0.73%, 광주은행 0.55%, 제주은행 0.52%였다. 6개 시중은행은 0.47%에서 0.69% 사이였고, 인터넷은행 카카오는 0.18%였다.

부실채권 비율은 은행 전체 여신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 대출 비중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이는 은행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다.

경남은행·부산은행이 이러한 부실채권 비율에서 높은 편에 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 경기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은행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도와 비교해 4755억 원 늘었다. 반면 대기업은 125억 원 감소했다. 부산은행도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이 전년도보다 4989억 원 늘었다. 반면 광주은행 같은 경우 2069억 원 감소했다.

BNK금융그룹 소속인 경남은행·부산은행은 올해 들어서도 설 명절을 앞두고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1조 원 규모 특별대출을 하기도 했다.

즉, 경남은행·부산은행이 중기 대출 비중을 늘린 상황에서 지역 주력 산업인 제조업·조선업 경기가 여전히 활기를 띠지 못하면서,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우리 같은 경우 중소기업 어려움 해소를 위해 대출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내 한정된 기반 산업이 계속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기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부실채권 다수를 매각하면 그 수치를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 은행으로서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남은행은 기업 여신 신용위험평가를 좀 더 철저히 하고, 중소기업 대출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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