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국민연금 "찬성" 방침
금속노조 '철회'결사 점거농성
노사 대치 속 대규모 충돌 우려

금속노조가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에 찬성하기로 해 마찰이 예상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9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지부는 이날 오전 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 앞에서 "31일 임시주주총회 자리에서 국민연금은 법인 분할 반대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적연금을 다루는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 이익과 공공성을 위한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대중공업 2대 주주다.

하지만,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임시주총 분할계획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할 신설회사가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1일 현대중공업 임시주총에서 대규모 마찰이 예상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30일 오후 5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대우조선 매각 저지 영남권 결의대회'를 예고했다. 결의대회는 이튿날까지 이어진다. 앞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임시주총이 열릴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 29일 오전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 앞에서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과 관련해 국민연금공단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금속노조는 △노조 무력화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며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을 반대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현대중은 2017년 분사 과정에서 기존 단체협약을 인정하지 않아 노조 활동과 운영을 위축시킨 전례가 있다"고 했다. 또 "법인 분할로 현대중공업은 과도한 부채를 떠안게 되고, 적자 속에서 노동자는 구조조정 위험에 내몰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투쟁은 법원 제지로 막을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 대중의 자발적 분노는 누구도 아닌 바로 회사가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해결 방법은 스스로 법인 분할을 철회하고 임시주총을 중단하는 것뿐"이라며 강력투쟁을 예고했다.

거제 대우조선지회도 "대우조선 매각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고자 하는 법인 분할을 용납할 수 없으며 임시주총을 즉각 철회하라"며 "현대중공업 사측이 한마음회관 농성장을 강제로 침탈하면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을 인수하며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해 조선 계열사 관리·투자·엔지니어링을 전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현대중 관계자는 "합작법인 설립은 현대중과 대우조선해양이 현재의 각 사 체제를 유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업결합 승인에도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서는 물적분할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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