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기 이전에는 새하얗고, 구김 없이 깔끔하며 편리성은 물론이고 상대가 목 빠지게 기다릴 만큼 매력적이었다. 사람을 거치고 나면 '쓰레기'가 되는 것들도 처음은 그랬다. 모순되는 말이지만 쓰레기는 '잘 쓰고 잘 담으면' 쓸모가 있다. 깨끗하면 새로운 자원이 되고, 같은 성질로만 모으면 돈이 된다.

쓰레기 문제를 다루는 '쓰담쓰담 프로젝트' 기획은 시민참여형이다. 쓰레기 재앙 원인을 분석하고 선진 사례 소개와 전문가 제언을 담아 마무리해도 되는 기획이다. 그런데 굳이 시민참여형 기획이란 이름을 붙여 시민 모집에 시간을 투자하고, 참여자 수에 애태우며 함께 현장을 누비는 것일까? 쓰레기 문제는 쓰고 버리는 1차 배출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행정력에 따라 재사용·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고, 기업 규제 강화로 생산 단계에서부터 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사업장·건설폐기물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생활폐기물은 결국 매일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시민 한 명 한 명의 의식 개선과 행동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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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재활용 선별장·음식물류 처리장·소각장(1차)에 시민 8명이, 24일 매립장(2차)에는 9명이 동행했다. 작은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쓰레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배출돼 놀랐어요. 널리 알려서 1t이라도 매회 줄여나가면 좋겠습니다."(정선미) "쓰레기양이 엄청나더라고요. 물건을 구입하고 버릴 때 한 번 더 신경 써서 버리게 될 것 같아요."(김지혜) "재활용 선별장에서 본 가정에서의 쓰레기 배출 문제는 심각합니다. 창원 시민 다 한 번씩 와서 봐야합니다."(박종권) "애들은 엄마 행동을 보고 배우잖아요. 엄마들이 이런 현장을 직접 보고 느꼈으면 좋겠어요."(유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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