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규모 약 30억 원 추정
군의회, 경영 진상파악 나서

지난 2009년 77억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농산물 전문 농업법인인 토요애유통㈜의 부실 경영 의혹이 속속 드러나면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28일 의령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요애유통은 설립 이후 각종 업무과정에서 발생한 부실규모가 30억 원 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도·군비와 자부담 40%를 포함해 모두 50억 원을 들여 설치한 농산물 급속 냉동시설에 투입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한 달에 160여만 원에 이르는 관리비만 날리고 있다. 또 판매 농산물을 충분히 확보하고자 중간상인에게 미리 지급한 선급금 40억 원 중 12억 원은 차주 사망 등 이유로 전액 회수가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마늘 16억 원어치를 구입해 유통하는 과정에서 수율이 낮은 상품을 대량 사들여 2억 원 정도의 손실이 났다. 양파를 저온저장하는 과정에서 양파망이 아닌 철제 적재 용기를 채택하는 바람에 내용물이 짓눌리는 등 제대로 냉장되지 않아 3억 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게 토요애 관계자의 설명이다.

토요애유통은 이 같은 경영 부실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고자 전임 대표이사의 부동산에 8억 원을 가압류 조치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관내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령군농민회(회장 김부연)와 의령군의회 홍한기(더불어민주당)·장명철(무소속) 의원, 전병원 전 의원 등은 이날 오전 군청 앞에서 토요애유통의 부실경영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회는 "부실과 비리로 말미암은 손실금액이 확인된 것만 30억 원을 넘는데도 2018년 결산 손실액은 5억 5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의령군수는 토요애유통에 대해 외부회계감사 용역을 하라고 촉구했다. 또 토요애유통의 경영실태를 감시하도록 운영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실·비리경영에 대한 사법당국의 즉각적인 수사도 요구했다.

▲ 토요애유통에서 선별작업 중인 의령농산물 수박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조현열 기자

앞서 의령지역 한 시민단체는 지난해 11월 토요애유통의 부실경영을 문제 삼아 검찰에 고발했다.

의령군의회도 이날 군 관계자를 불러 토요애유통의 경영현황을 보고받고, 부실 경영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특별행정사무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토요애유통 관계자는 "문제가 된 마늘 부문의 손실은 지난해 마늘 550t을 처음으로 수매·유통하는 공정에서 저온저장 온도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마늘순이 생기면서 발생한 것이고, 양파 또한 농업인들의 편의를 위해 벌크 상태로 수매해 철제 용기에 담아 저장하는 과정에서 과적에 따른 고온현상 등으로 일부 부패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30억 원 규모보다 작은 약 20억 6000만 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과도한 자본잠식 발생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해명했다. 또 양파수매는 종전의 망 형태로 변경해 더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요애유통은 의령군이 최대지분 43%(33억 원)를 보유하고 의령농협·동부농협·의령축협·일반 농민단체 등이 일정액을 출자한 농산물 전문유통회사로 지난해 수박 등 14품종을 유통해 28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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