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계
가끔 특별히 해를 끼치지 않아도 미움 사는 사람들이 있단다.
시답잖은 혐오가 확산하면서 이유 없이,
때로는 없는 이유도 만들어져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지.
시비를 가르기보다 가해자 무리에 섞일 때 오히려 안정을 느끼는 것은 사람 본성인 듯하다.
그 상황에서 무리를 경계하는 거? 어른들도 잘 못 해.
“이상한 게 애들이 그 친구를 ‘양성애자’라고 놀리는 거야.
아니, 양성애자면 또 어때서? 무슨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아빠가 가장 아끼는 네 능력이 반짝이는 순간이었다.
네가 참 자랑스럽다.
2. 효녀(?)
노동절 집에서 쉬는 엄마와 너는
일하는 아빠에게 외식하는 모습과 셀카 사진을 보냈더구나.
이날이 빨간 날이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나저나 셀카를 찍으면서 엄마를 살짝 뒤로 빼주는 센스는 멋졌단다.
효녀구나. 칭찬하지 않을 수 없어 문자를 보냈다.
“엄마 얼굴 작게 나오게 하는 쎈쓰!”
곧 답장이 오더구나.
“엄마가 뒤로 빠졌어요. ㅋㅋ”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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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부터 시민사회부 1호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