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진영대창초 4학년 전희채
소체 첫 출전에 평행봉 '금'
"어릴 때도 운동신경 남달라"

경남은 물론 한국 체조를 이끌어갈 '괴물 꿈나무'가 나타났다.

27일 오전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 기계체조 평행봉 남자초등부에서 전희채(사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희채는 김해 진영대창초등학교(교장 이지현) 4학년이다. 소년체전에는 4학년부터 출전할 수 있어 첫 출전이었는데 5~6학년 형들을 깨끗이 누르고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에 섰다.

이 정도로 '괴물'이라 부를 수는 없다. 1학년 때 체조를 시작했는데 저학년 경기는 학년별로 치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딴 메달이 몇개인지 세다가 포기했다. 그의 어머니 이승현 씨도 "너무 많아 모르겠다"고 할 정도.

전희채가 체조를 시작한 데는 좀 특별한 사연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홍콩으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특별한 사람을 만났다. 누군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검도를 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국가대표와 관련되기도 한 사람이 체조나 유도를 시키라고 했다는 것.

이승현 씨 말이다.

"희채가 여행 가서도 봉이라는 봉은 다 타고 다니고, 나무에도 올라가고 하니까 그 사람이 유심히 보더라. 그리고 희채 관절과 근육을 오랫동안 만져보더니 체조나 유도를 시키라고 권하면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니 미리 사인 받아간다면서 희채 사인도 받아갔다."

어려서부터 몸에 지닌 에너지를 다 발산하지 못해 굉장히 활동적이었다고도 했다.

"14개월 때였다. 어떻게 올라갔는지는 모르겠고 주변 가구를 타고 올라갔겠지 짐작하는데 냉장고 위에 올라간 일이 있었다."

어머니의 전언이다.

마침 집 가까이에 체조부가 교기인 진영대창초교가 있어 입학하자마자 테스트를 받아보고 바로 운동을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르렀다. 유환철 감독(부장교사)은 "웬만하면 운동 선수를 시키지 않으려는 세태인데도 부모가 먼저 테스트 받아보겠다고 한 게 특이했다"며 "굉장히 대범한 게 큰 대회에서도 전혀 떨지 않고 실수를 안하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희채는 첫 출전인 이번 소년체전에 못 올 뻔한 일이 있었다. 진영대창초교 체육관은 체조전용관이다. 지난 4월 내진보강을 하던 중 불이 나 전부 타버렸다. 훈련할 곳이 없자 김지훈 코치가 마산 합포중학교에 있는 체조 훈련장으로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매일 선수들을 데리고 다니며 훈련할 수 있게 했다.

진영대창초 체조부에는 남자 5명, 여자 5명이 선수로 등록돼 있다. 이번 소년체전에는 5명이 경남 대표로 출전했지만 전희채를 제외하곤 메달 소식이 없다.

김지훈 코치는 "체육관 화재 이후 새로 훈련장이 마련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반이 탄탄해야 종목도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빨리 체조 훈련장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희채는 시상식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체조를 하고부터 완전 좋다. 다른 종목도 훈련은 하지만 평행봉이 제일 자신있고 편해 평행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체조계에 이름을 내민 전희채를 다른 지역 체조 선수들이 벌써 알아보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괴물'의 등장 예고편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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