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거제중앙중 육상 코치
"8년 전 부임 땐 여성 드물어"
초교 돌며 직접 선수 발굴
이하얀 선수 등 활약 이끌어

지난 26일 오후. 소년체전 경남 첫 2관왕이 나올까 선수단 본부 상황실은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

거제중앙중(교장 손정충) 이하얀이 전날 기대하지 않았던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이날 3단뛰기에 출전했기 때문. 이하얀은 이달 초 전국 대회에서 3단뛰기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하지만 이날 이하얀은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거제가 양산·거창과 함께 경남 초·중학교 육상의 트리오로 확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8년째 중앙중 육상을 이끌고 있는 김선주(사진) 코치가 있다.

김 코치는 대구 사람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육상을 시작해 영남대를 거쳐 원주시청 소속으로 뛰다가 2009년 은퇴했다. 곧바로 경남체고 육상 코치로 와서는 2년을 지도했다. 이어 거제중앙중으로 옮기면서 김 코치는 다부진 결심을 했다.

"10년 동안 거제 육상 중등부는 해마다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반드시 따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 하얀이가 금·은메달을 따내면서 8년 째 그 다짐을 실천해냈다."

처음 거제에 부임했을 때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했다.

"경남에는 육상 지도자 중에 여자가 드물었다. 그러다보니 약간 안좋은 편견이 있었다. 여자는 약해서 제대로 지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식이었다."

몸으로 부딪쳐 갈 수밖에 없었다. 소속은 중앙중이었지만 거제지역 초등학교를 찾아다니며 체육교사들과 만났다. 혹시라도 학생 지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을지 상담도 하고 실제 도와주기도 했다. 그렇게 발굴한 게 이하얀이었다. 일운초등학교 출신인 이하얀은 중앙중까지 오기에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재능 있는 선수를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중앙중에 입학하도록 했다. 가까이 있는 수월초등학교에서는 주 1회 아침 육상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직접 부딪치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여자 지도자'에 대한 신뢰도 생겨가고 있다고. 이번 소체에 지도하는 10명 중 8명이 도 대표로 출전했다.

이렇게 육상을 발전시킨 비결은 뭘까?

"감독, 코치, 선수 소통이 크다고 본다. 감독과 코치가 역할을 분담해서 밀고 당기고,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선수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10년 기약 중 이제 2년이 남았다. 아직 미혼인 김 코치는 "결혼하면 상황에 따라서는 거제를 떠나야 할 수도 있다. 가능하면 오래 거제 육상 발전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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