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구매 허용 2개월 지났지만 수요 적어
연비 낮고 성능 떨어지는 데다 충전소 부족

지난 3월부터 일반인의 LPG 차량 구매가 허용됐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뜨뜻미지근하다. 기름값 인상과 정부 규제 완화로 LPG 차량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업계에서 기대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역 자동차 업계는 LPG 차량 구매에 대한 규제 완화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낮은 연비와 부족한 충전소 등이 수요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그다지 큰 효과를 보기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규제완화로 LPG차 인기? =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송용 LPG 연료 사용제한을 폐지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을 지난 3월 26일 공포했다. LPG 차가 경유차와 휘발유차보다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감축하려는 방안으로 LPG 차량 규제를 푼 것이다.

이에 일반인도 LPG 차량을 신차든 중고차든 관계없이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됐다. 휘발유나 경유 차량을 LPG 차량으로 개조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택시, 렌터카 등 일부에게만 LPG 차량이 허용됐다.

일반 소비자의 LPG 차량 소유가 가능해졌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시큰둥하다. 창원 의창구 한 중고차매매 업체 대표는 "자동차 시장이 LPG차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 규제 완화로 LPG차가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LPG 차에 대한 문의가 간간이 있을 뿐,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PG차 구매 대상 확대' 홍보 펼침막을 걸고 판촉을 벌이는 자동차 대리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창원 마산회원구 한 자동차대리점 직원은 "규제가 풀린 지난 3월 말부터 일반 LPG 차량 판매를 본격적으로 밀고 있다. 아직 LPG 차 관련 상담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반인들의 LPG 차 구매 수요가 높지 않다"며 "앞으로도 선뜻 LPG 차량을 사겠다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LPG 차량 구매에 대한 규제 완화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LPG 충전소 직원이 차량에 LPG를 충전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낮은 연비·충전소 부족…확산 '한계' = LPG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싼 연료비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LPG 차량 연료인 자동차용 부탄의 경남 도내 충전소 평균 가격은 ℓ당 850.04원이었다. 휘발유(1505.58원)와 경유(1373.92원)보다 각각 45.54%, 38.13% 저렴하다.

하지만, 연료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만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유가 상승세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날로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LPG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연비도 문제다. LPG는 다른 유종보다 주행 성능이 떨어진다. 한번 충전 후 달릴 수 있는 거리가 휘발유나 경유차에 비해 짧다. 연료비가 저렴하지만, 성능과 연비 측면에서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부족한 LPG 충전소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현재 도내에는 LPG 충전소 189개가 있다. 영업 중인 주유소는 1100개소가 넘는다. 주유소의 6분의 1 수준으로 LPG 충전소가 있는 것이다. 연비가 낮아 충전 빈도가 잦은 LPG 차 운전자로서는 충전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LPG 차는 낮은 출력과 충전소 부족 등 내연차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다. 아직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매 점진적 증가 기대" =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에 등록된 LPG 차량은 13만 9269대로 지난해 같은 달(14만 3620대)보다 3.02%(4351대) 줄었다.

LPG 차량의 감소세와는 달리 휘발유차와 경유차의 증가 폭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도내 휘발유차와 경유차는 각각 1.16%, 1.41% 늘었다.

수치로만 보면, 일반 소비자도 LPG 차량을 살 수 있게 되면 구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LPG차는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다. 소비자들이 더욱 다양한 연료 차종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LPG 차량 사용 제한이 폐지된 이후 감소세가 둔화한 모습이다. 올 1월 LPG 차량 등록 대수는 전달보다 425대가 감소했고 2월 373대, 3월 186대가 줄었다. 하지만 LPG 차 규제가 풀린 직후 4월 기준 등록 대수는 전달보다 31대가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업계는 LPG 차량의 점진적인 증가를 전망했다. 경남LPG산업협회 관계자는 "LPG 차량이 완만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감소분이 회복되는 것일 뿐, 정부가 예상하는 만큼 LPG 차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판매업계 관계자도 "LPG 유통업체 판매량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효과가 나타나고, 시장에서 상용화되기까진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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