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장에 건의·답변은 아직"…추가 개원 가능성 작아

창원시가 허성무 시장 임기 내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시는 잰걸음을 옮기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허선도 문화관광국장, 이선우 문화유산육성과장은 지난 16일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아 윤범모 관장과 면담하고 창원에 분원을 세워줄 것을 건의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유치는 허성무 시장 공약 사항이다. 지역문화예술계 건의를 수렴해 공약화한 것으로 중장기 과제 삼아 임기 내 마산해양신도시에 분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문화계는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려면 국립현대미술관의 남부권 증설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황무현 마산대 아동미술교육과 교수는 "과천 어린이대공원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국립 미술관임에도 서울에서나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나 한번 가려면 큰맘 먹어야 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지 않다"며 "지난해 중부권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분원이 문을 연 후 개관 100일 만에 관람객 7만 명을 돌파했다. 수도권에 편중된 문화양극화 해소, 쇠락한 남부권 도시에 새로운 발전 원동력 제공 차원에서 창원에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설립이 절실하다"고 짚었다.

창원시는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지난해 청주 분원 문을 연 이후 분원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 없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허선도 국장은 지난달 2일 열린 '민선 7기 첫 공약 이행 보고회'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창원 유치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창원시립미술관 건립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윤범모 관장이 창원시와 각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만큼 이를 활용해 분원 유치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판단이다.

윤 관장은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추진 총감독을 맡아 행사를 진두지휘했다. 국내 유일 '조각' 비엔날레 개최 도시 창원의 독창성과 명성을 공고히 하는 데 윤 관장이 크게 이바지했다.

윤 관장은 특히 조각비엔날레 행사 영역을 특정 공간을 넘어 창원시 전역으로 확장하는 등 예술작품과 시민 간 소통·호흡을 중시해 호평을 받았다. 그만큼 예술향유적 관점에서 창원이라는 도시가 지닌 문화적·공간적 특질, 문제점 등을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허 국장과 이 과장 또한 이처럼 윤 관장이 직접 보고 느낀 바를 토대로 창원에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을 유치하려는 취지, 기대 효과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용균 문화유산지원담당은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추가 설립은 윤 관장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국회 보고 등을 거치기 마련"이라면서 "이 때문에 윤 관장께서 창원 분원 설립 관련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이번 면담 결과를 토대로 유치 동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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