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 짚고 실천적 대안 제시하기
독자의 후원금을 더 뜻깊게 쓸 수 있다면

탐사보도는 심층보도의 한 방법입니다. 글자 그대로 기자가 찾아다니면서 취재를 합니다. 현장인터뷰, 체험, 데이터 수집, 정보공개청구 같은 밀착도 높은 취재방법을 구사합니다. 기자회견, 보도자료 같은 기존 취재통로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도 기획취재를 할 때는 그렇게 합니다. 하지만, 탐사보도는 일반 기획취재와 다른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취재 대상으로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 등 인물을 기사 전면에 내세운다, 문제를 해결할 실천적 대안을 제시한다 등입니다.

실제 사례를 제시하면 이해가 더욱 쉽겠죠. 지난해 서울신문 탐사기획팀이 썼던 '간병 살인' 시리즈는 내로라하는 기자상을 휩쓸었습니다. 탐사전문 매체 <셜록>과 <뉴스타파>가 합작했던 '몰카 제왕 양진호 사건' 기사도 탐사취재의 산물입니다.

경남도민일보가 탐사보도를 도입할 수 있을까? 아직 탐사보도 체계를 갖추지 않은 경남도민일보가 이를 도입할 방법이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지역언론이 할 수 있는 탐사보도 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서울·수도권에 비해 언론 감시망이 촘촘하지 않은 탓에 권력기관과 토호세력·이익집단 간 카르텔이 곳곳에 존재합니다. 다들 알지만 쉬쉬하는 일들, 다들 알고 보면 깜짝 놀랄 일, "아직도 이런 황당한 일이?" 할 만한 일이 널려 있습니다.

그런데 경남도민일보 탐사보도 여부를 왜 독자들에게 물으시냐고요? 글쎄요. 막상 이야기를 꺼내놓고 보니 저도 막연합니다. 독자들에게 뭔가 도움을 구하고 싶긴 한데….

이렇게 설명해보겠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2018년 12월 8일 5000번째 신문을 준비하면서 독자들께 '지령 5000호 응원 1만 원 광고' 참여를 제안했습니다. 신문사가 내세운 논리는 이랬습니다. "독자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우리 스스로를 옭아매기 위한 일종의 의식입니다.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는 독자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경험해본 사람은 절대 허튼짓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독자들께 탐사보도가 가능한 방법을 구하는 것도 그때와 비슷합니다. 지령 5000호 당시의 일회성 의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속적으로 도와 달라. 더 좋은 신문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더 좋은 신문을 만드는 방법이 따로 있겠습니까. 더 좋은 기사를 쓰는 것 아니겠습니까.

경남도민일보는 창간 20주년을 맞이해 후원회원을 모시고 있습니다. "종이신문을 구독하진 않지만, 경남도민일보가 민주언론·독립언론의 가치를 지켜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은 깨어있는 시민에게 열려 있는 제도"라며 신문사에 후원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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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후원의 명목을 좀 더 분명히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후원금의 일정 부분을 탐사보도 취재를 하는 데 사용하고 그 결과를 기사를 통해 보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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