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난세 영웅이라 부를 만하다. 팀이 어려울 때, 어디선가 나타나 대활약을 펼치는 NC다이노스 선수들 이야기다. 올해 NC는 줄곧 리그 상위권을 지켜왔다. 압도적인 경기력, 두 자릿수 연승 행진 등은 없었으나 꿋꿋하게, 조용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구단 내 잡음도 있었고 특히 '주축 선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그들이다. 박민우·나성범은 시즌 개막 전 당한 부상으로 시작을 함께하지 못했고 시즌 극초반 절정의 타격감을 보인 모창민은 이들이 돌아올 때쯤 부상을 당했다. 마운드에서는 구창모·이재학 등 선발 자원이 팀을 이탈했고 박석민·베탄코트도 꽤 긴 시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부활 조짐을 보이던 베테랑 박석민 부상과 안정적인 수비력이 돋보이는 김성욱 이탈도 뼈아팠다. 그럼에도 NC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박민우·모창민 부상 공백은 이상호·김태진으로 채웠고 나성범을 대신할 '신흥 거포' 이원재도 발견했다. 마운드에서는 박진우·김영규가 존재감을 뽐내며 투타 조화를 이끌었다. 노진혁은 힘 있는 한 방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멀티 자원 베탄코트는 선수단 운영에 숨통이 트이게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걸 몸소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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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감독 매직이 깃든 대체 선수 활약 덕에 NC는 성적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선수단이 밀고 끌며 위기를 벗어난 사이, 야구장은 환호 소리로 가득 찼고 '올해는 다르다'는 자신감도 커졌다. 난세 영웅은 멀리 있지 않았다. 창원NC파크 바로 옆 2군 경기장에서 땀 흘리던 이들이 일순간 1군 무대를 휘젓는 영웅이 됐다. 남은 시즌 또 어떤 영웅이 팀을 위기에서 구할지, 야구를 보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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