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민의 DNA에는 외세에 굴하지 않는 저항정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킨 민주화정신,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도전정신이 새겨져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창원 근현대사 맥을 잇는 도시 정체성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허 시장은 지난 29일 저녁 마산YMCA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창원시 근현대사 아카데미'에서 창원시민만의 자랑스러운 정신에 스토리를 입혀 전국화·세계화하자고 강조했다.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아카데미 첫 주자로 나선 허 시장은 이날 '창원시 근현대사 재조명을 통한 도시 정체성 확립'이라는 주제로 시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통합 이전 창원은 계획도시, 마산은 개항도시, 진해는 군항도시였다. 하지만 창원만 계획도시는 아니었다. 마산도 일본인들이 침략해 들어오면서 신마산을 만들었고, 진해에도 북원·중원·남원로터리 세 개에 주변으로 도로를 만들고 해군 부대를 만든 계획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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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성무 창원시장이 29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마산YMCA 3층 청년관에서 열린 ‘창원시 근현대사 아카데미’에서 ‘창원시 근현대사 재조명을 통한 도시 정체성 확립’이라는 주제로 시민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류민기 기자

허 시장은 "큰 테두리의 창원에서 보면 120년 전 마산만 똑 떼서 마산항을 개항했다. 또한 일제가 강점하면서 진해라는 군항을 건설하며 또 똑 떼서 독립했다. 1974년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출범하며 창원이 독립해서 나갔다. 지난 120년간 시대적 필요에 의해서 끊임없이 분화해나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야 어찌됐든 3개 도시를 다시 하나로 통합했는데, 우리는 그대로 있음에도 필요에 의해 이렇게 뗐다가 저렇게 뗐다가 다시 또 만들어냈다"며 "그런데 지역 이름이라든지 다른 걸 가지고 이게 옳니 저게 옳니 주장하는 것은 지난 120년 역사를 통해서 보면 소모적이고 아무 도움도 안 되는 논쟁에 불과하다"고 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창원사도 있다. 임진왜란 당시 노현과 창원성에서 결사항전이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1592년 합포해전에서 왜군 전함을 5척, 안골포해전에서는 43척을 격파했다. 1593년 안민고개 전투에서는 의병장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창원은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산업화 본고장이기도 하다. 기계·방위산업 중심지이다. 허 시장은 "중학교, 초등학교 동창 여학생들이 중학교만 졸업하고 한일합섬이나 수출공단에 많이 취직했다"며 "기업인들의 노력도 있지만 그런 분들의 희생 속에 같이 만들어낸 게 우리의 산업화다"고 말했다.

기미 독립만세운동 100주년, 마산항 개항 120주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인 2019년. 창원시민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허 시장은 "창원은 의롭고 민주화를 만들고, 특히 왜적에 맞서 애국애족하는 마음이 강한 도시이자 한편으로는 산업화 성공 경험이 있는 도시이다"며 "지금 이 두 정신을 어떻게 잘 계승해 미래 더 찬란한 100년을 만들고 찬란한 120년을 만들어갈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어 "우리는 선순환하는 좋은 쪽으로 반복되는 역사를 택해야 한다. 그러려면 여기 있는 모든 시민이, 모든 정치가나 행정가들이 늘 함께 모여 토론하고 우리의 갈 길을 찾아서 좋은 방향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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