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부울검증단 최종보고회
국무총리실 검증 실현에 관심
새 입지 선정은 '뜨거운 감자'

김경수 지사의 도정 복귀와 동시에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의 부당성을 알리는 경·부·울 단체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김 지사는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이 24시간 운행 가능한 국제적 규모의 동남권 신공항이 될 수 없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에 매진하는 등 겉으로 드러난 두 단체장의 지향점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김 지사의 부재로 소강국면에 들어섰던 '동남권 신공항' 논의가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경남·부산·울산 세 광역 단체가 지난해 공동으로 결성한 '김해신공항 검증단'은 오는 24일 부산에서 최종 검증 보고회를 연다.

그동안 '경부울'은 김해신공항 확장계획이 "소음이 없고 안전하며 미국·유럽 중장거리 국제노선이 취항할 국제관문 공항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더해 검증단은 최종보고회를 통해 김해신공항 건설이 강행되면 심각한 소음피해와 안전사고 우려, 그리고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조목조목 제시할 예정이다.

애초 계획대로였다면, 설 연휴 직전이었던 1월 말께 검증단의 최종보고회가 열리고 이어서 경부울 세 단체장이 국무총리실 개입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김 지사의 법정 구속으로 계획된 일정은 추진되지 못했다.

김 지사의 부재로 검증단 최종보고회 개최에 차질이 빚어졌음은 물론 부산시에서 홀로 목소리를 높였던 '가덕도 동남권 신공항' 요구는 대구·경북의 반발과 정치권의 외면(?)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동안 부산과 공동행보를 펼쳐온 '경남지사'가 사라지자 동남권 신공항 논의 자체가 시들해진 측면이 있었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부산시는 '동남권 신공항'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려 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김해신공항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가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겠다'고 선회하는 등 여러 부침을 겪었을 뿐이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반영한 듯 오거돈 부산시장은 김 지사의 보석 허가가 결정된 지난 17일 "김경수 지사의 도정 복귀를 기쁜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아직 어려운 일들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 갑시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오 시장으로서는 김 지사의 석방을 정치적 동지로서 반기는 의도로 이런 글을 남겼겠지만, 그 행간에는 김 지사 부재로 동남권 신공항 등을 매개로 한 경남과 부산 간 정무적 소통이 사실상 멈춰 버린 데 대한 아쉬움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읽힌다.

지난 1월 16일 울산시청에서 경·부·울 세 단체장이 모여 "김해신공항 건설은 절대 불가하다"는 뜻을 재차 확인한 이후 광역단체 차원의 공동 행보는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러는 사이 부산의 거의 모든 정치·경제 단체와 경남의 김해·거제 지역 상공단체 및 시민사회 단체 등은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동남권 신공항을 가덕도로 유치하기 위한 홍보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 지사의 도정 복귀로 경·부·울 광역 단체장들의 공동 행보 역시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국무총리실 검증'이 실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김 지사의 일관된 뜻대로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의 부당함'을 국토부에서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앞으로 새로운 입지 선정 과정에 경남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는 여전히 숙제다.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위 관계자는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활동이 부·울·경 검증단 최종보고회를 기점으로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김해공항 건설계획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의 중심에는 '가덕도'라는 뜨거운 감자가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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