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야구센터→도심 외곽
승객 대기시간 길어져 불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조차 없어
창원시설공단 뒤늦게 "조치"

마산야구센터(옛 마산종합운동장) 내 장애인콜택시 주차 면적이 부족해 10㎞ 떨어진 도심 외곽지역에서 운전자들이 대기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나 장애인콜택시를 관리하는 창원시설공단은 이 같은 상황을 예견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마산야구센터는 장애인콜택시 43대를 주차하는 마산차고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 3월 23일 KBO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장애인콜택시 17대는 차고지를 마산합포구 우산동으로 옮겼다. 야구 시즌이 시작하면서 마산차고지에 주차면수가 부족해진 데 따른 조치다.

마산차고지가 마산야구센터 내에 있는 것은 지리적으로 마산합포·회원구 전역에 사는 장애인 이동을 지원하는 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우산동으로 장애인콜택시 17대를 옮기면서 이용자인 장애인들은 대기시간 지연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장애인콜택시 운전자도 열악한 환경에서 대기하고 있다.

우산동 공영주차장에는 화장실도 없다. 남녀 운전노동자가 있지만 화장실을 알아서 해결하고 있다. 또 쉴 수 있는 공간도 없어 밖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차에서 대기하고 있다.

▲ 마산야구센터 내 장애인콜택시 주차 면수가 부족해짐에 따라 장애인콜택시가 마산합포구 우산동 공영주차장에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박종완 기자

한 운전 노동자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승객 전화를 기다린다. 남성이야 화장실 이용을 하는 데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으나 여성은 상황이 다르다. 어떻게 화장실도 없는 공간으로 배치를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시설공단에 항의를 하니 그제야 편의시설 등을 갖춘 시설물을 지어주겠다니 운전 노동자를 얼마나 등한시하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했다.

또 다른 운전 노동자는 "거리가 멀어지다 보니 민원인 항의를 듣는 일도 늘어났다. 회사에서 멀리 가라고 발령을 내서 왔는데 결국 민원인 항의는 고스란히 운전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새 야구장 건립 터는 지난 2014년 9월 마산종합운동장으로 결정됐었다. 지난 4년 6개월 동안 충분히 차고지를 마련할 수 있었음에도 시설공단은 후속 조치를 제때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설공단 교통편의관리소는 4월 중에 우산동에 간이 편의시설 등을 완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리소 관계자는 "시설공단이 운영하는 터를 대상으로 차고지 선택지를 찾아봤으나 마땅한 조건을 갖춘 곳을 찾지 못해 우산동 공영주차장으로 보냈다"면서 "4월 중에는 사무실과 화장실 등을 갖춘 간이건물을 만들어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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