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창작스튜디오서 작업한
윤현미·김민정·이성륙 작가
마산서 '도시공존'주제 전시

분명히 같은 작가, 같은 작품인데 전시장마다 새로운 감흥을 준다.

창원문화재단이 창원 3·15아트센터 제2전시실에서 '도시공존-겹치고 쌓고 엮다'전을 열었다. 이는 지난해 창원문화재단이 운영한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참여한 윤현미, 김민정, 이성륙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창작스튜디오-자작'의 마지막 투어전이다.

이들은 지난 1월 진해야외공연장에서 '작가 성과전'을, 지난달 성산아트홀에서 작가만의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다.

윤현미 작가는 'Weaving Factory(위빙 팩토리)', 김민정 작가는 '재생의 공간', 이성륙 작가는 '아기장군, 고양이바다, 춤추는 학'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이번에는 작품을 한데 모았다. 창원문화재단은 작가의 작품과 연결되는 키워드 '겹치고 쌓고 엮다'로 작품을 내걸었다.

작가들의 작업량은 엄청났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진해야외공연장 창작스튜디오에서 작업에 몰두하며 평소 즐겨 하지 못했던 대작을 그려나갔다. 저마다 작품 세계를 보이면서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바로 창원이라는 도시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 부식된 철의 거침을 반영한 윤현미 작가의 작품. /이미지 기자

이에 윤 작가는 실을 직조하며 양면성을 가진 도시의 감정을 드러냈다. 창원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작가는 회색의 도시풍경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거대한 공간 속에 소속된다는 안정감 또한 동시에 얹었다고 했다. 'Weaving Factory' 연작 등에서 볼 수 있는 섬유의 부드러움과 부식된 철의 거침은 이를 잘 반영한다.

▲ 집단적 인간들을 형상화한 김민정 작가의 작품. /이미지 기자

김 작가는 집단적 인간들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대표 조형 언어로 삼았다. 볼펜으로 거칠게 그어 나간 누군가의 뒷모습은 현실의 누군가와 상당히 이질적이다. 하지만 작가는 가로 4m, 세로 2m가 넘는 'root.route(루트.루트)' 연작에서 서로와 서로 연결하려고 애썼다. 사회로 확장된 도시 인간인 셈이다.

▲ 고정된 표현 틀에 얽매이지 않은 이성륙 작가의 작품. /이미지 기자

이 작가는 창원, 좁게는 진해의 이야기를 그렸다. 민담, 전설의 원형을 찾으며 작가 스스로 이야기를 비틀고 새롭게 만들어냈다. 표현 방식도 어느 것에 얽매이지 않았다. 작가는 그림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생생함을 지니려면 양식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혼성적' 회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창작스튜디오-자작'은 작가에게 작업 여건을 적절히 지원해 많은 창작물을 이끌어냈고, 이렇게 나온 결과물을 다른 주제로 내보이는 일을 큰 무리 없이 보여줬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을 이미 진해에서, 창원에서 봤던 관객이라도 마산에서 마주하면 또 다를 것이다.

전시는 16일까지. 문의 055-719-7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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