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성산 정의당 여영국, 통영·고성 한국당 정점식 당선
여야 총력전으로 투표율 51.2%…경남 재보선 역대 최고

창원 성산, 통영·고성 유권자의 선택은 '진보와 보수 좌우 날개'였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 성산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여영국(54·정의당) 후보가, 통영·고성에선 '리틀 황교안' 정점식(53·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했다.

창원 성산은 이날 오후 11시 35분 개표가 마무리됐다. 여영국 후보는 45.75%(4만 2663표)로, 45.21%(4만 2159표)를 얻은 강기윤(58·한국당) 후보를 초박빙 접전 끝에 504표 차이로 따돌렸다.

통영·고성은 오후 11시 40분 현재 개표율 80.5%를 보인 가운데 59.1%(3만 7711표)를 득표한 정 후보가 36.58%(2만 3306표)를 기록한 양문석(52·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교적 큰 표 차이로 앞서 당선이 확정됐다.

▲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 성산 여영국(가운데) 정의당 후보가 3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평화상가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 축하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여영국 당선인은 "정치가 바뀌면 국민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드리겠다"며 "국회에 가장 개혁적인 원내교섭단체를 복원시켜 민생은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는 기득권 국회를 민생국회로 바꿔내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점식 당선인은 "보내주신 믿음과 선택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약속한 공약 성실하게 실천하겠다"며 "우리 지역 경제를 살려달라는 주민 여러분의 염원을 반드시 이룰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고 정권 교체의 기수가 되겠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단 2명을 뽑는 '초미니 보궐선거'였지만, 문재인 정부와 여야 5개 정당의 정치적 명운이 걸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 유고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어렵게 승리를 일궈냈다. 특히 노 전 의원 지역구를 지켜낸 것과 동시에 진보정치를 이어갈 대표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당장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복구할 수 있게 돼 선거제 개혁 등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추진에 힘을 싣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통영·고성 정점식(오른쪽) 자유한국당 후보와 부인 최영화 씨가 3일 당선이 확실시 되자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한국당은 취임 한 달이 갓 지난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치른 선거에서 강한 보수 성향을 띤 통영·고성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진보정치 1번지'이자, 내년 총선의 접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의 중심도시인 창원 성산에서 '석패'했다. 막판 "축구장 선거운동으로 자책골을 넣었다"는 비판과 함께 보선 완승을 통한 '정권 심판론'에는 실패했다.

민주당도 창원 성산에서 지지한 여 후보가 승리하면서 사그라지는 국정 동력을 추스를 수 있게 됐다. 특히 보수층이 강한 통영·고성에서 양 후보가 선전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반전 기회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선거는 미리 보는 내년 총선인 동시에 당장 정국 주도권이 걸려 있는 중요한 승부처로 인식돼 모든 당이 총력전을 펼쳤다. 이에 덩달아 투표율도 급등했다. 이번 보선 투표율은 51.2%(17만 3813명)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김해 을 국회의원 보선' 투표율(61.8%)을 제외한 경남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 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처음으로 보선 투표율이 50%를 넘기면서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고령층과 견줘 상대적으로 참여가 저조했던 젊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창원 성산은 바른미래당, 민중당, 대한애국당 등 군소정당 후보 지지율이 승패를 갈랐다. 보수성향인 이재환(37·바른미래당) 후보와 진순정(40·대한애국당) 후보가 강 후보 표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손석형(60·민중당) 후보도 3.79%를 얻어 여 후보 당락에 영향을 줬다.

예상과 달리 통영에선 지역별 표 쏠림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통영·고성은 1988년 13대부터 2016년 20대까지 모든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영 출신이 당선됐었다. 유권자는 통영시가 10만 9550명으로, 고성군(4만 6191명) 보다 2배나 많았지만, 고성 출신인 정 후보가 국회의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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