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운동재활
수술·항암·방사선 등 치료 후
근골격계 통증·림프부종 잦아
유산소·저항성·유연성 운동
합병증 예방·통증 완화 도움

암 환자들이 건강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수술이나 항암·방사선과 같은 치료가 전부가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환과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치료하고 최대한 기능을 유지,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경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이창한 교수의 도움말로 '암환자 재활을 위한 운동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경상대병원 이창한 교수가 암 환자 재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원정 기자 june20@
■치료에 의한 증상들

이 교수는 "암환자가 더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재활의 개념이 생겨났다"며 "운동 치료라고 하면 요즘은 대부분 한 번씩 들어봤을 텐데, 이런 운동들을 어떻게 잘 조합하느냐가 예후와 앞으로 건강하게 사는 데 영향을 준다"고 말문을 열었다.

암으로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등을 하면 발생 가능한 문제가 여러 가지 있다.

이 교수는 "수술을 하면 통증, 피로, 호흡기 질환 등이 생길 수도 있고, 항암 치료 후에는 몸이 붓고 손발이 저리고, 아프고, 잠도 안 오고, 몸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방사선 치료도 마찬가지"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근골격계 통증이 제일 많다. 그리고 손발 저림, 삼키는 게 힘든 연하 곤란이 있다. 림프 부종은 외래에서 제가 제일 많이 보는 것 중 하나로, 림프에 손상을 받아 몸이 붓는 것을 림프 부종이라 한다. 그다음은 피로감 및 전신 쇠약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근골격계 통증은 암 자체로 생기는 암성 통증, 치료 과정 중의 근육통과 관절통, 수술 후 통증, 항암제 사용과 방사선 치료 후 통증, 신경병성 통증, 암과 관계없는 기존 통증의 악화 등을 겪을 수 있다.

근골격계 통증 증상은 주로 앞가슴에 당기는 느낌과 통증이 생기거나, 어깨 움직임이 제한되고 아프고, 팔과 가슴이 붓는 느낌이 있거나, 팔 힘이 약해지고, 물건을 들기 어려우며, 감각이 둔해지기도 한다.

손발 저림도 굉장히 많이 나타난다.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로 말초(손발)가 많이 저릴 수 있다.

항암제나 방사선이 말초,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으로 가는 자잘한 신경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연하 곤란, 즉 삼킴 곤란은 화학방사선 요법을 시행한 진행성 두경부암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발생한다.

이때는 비디오투시 연하검사로 음식물이 내려가는 속도, 잔여량 등을 측정, 단계를 평가해 연하전기자극치료를 하기도 한다. 또 치료사가 목 안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기도 한다.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림프부종. 우리 몸에는 혈관뿐 아니라 혈관을 따라서 림프가 산재해 있는데, 수술을 하면서 림프를 잘라내게 된다. 암이 림프를 따라 전이 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우리 몸에서는 동맥에서 정맥으로 피가 흘러가는데, 100% 다 흘러가는 게 아니고, 조금 남는다. 1~5% 정도 되는데, 림프가 이 남은 액을 걸러서 대정맥으로 보내 소변으로 배출한다. 림프가 없으니 체액을 못 걸러내서 붓는다"고 설명했다.

림프 부종이 있으면 무겁고 뻐근한 느낌이 들고,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 쿡쿡 쑤시는 느낌이나 열감 등이 생긴다.

암 때문에 여러 가지 피로가 오기도 한다. 염증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암 때문에 빈혈이 오기도 한다.

이 교수는 "암 환자들이 피곤하다고 하는 것은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피곤한 채로 계속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운동을 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 효과와 종류

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운동 요법을 하면 암 관련 피로(CRF)를 비롯한 여러 부작용을 경감시킨다. 또 심폐 능력, 근력 등 근기능 개선, 우울증세 완화 등 심리적 효과, 삶의 질 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

전반적인 운동 요법은 화학 또는 방사선 치료 후 2시간 이내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화학이나 방사선 치료 자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 운동 프로그램에 대근육군이 포함되는 전신성 유산소 운동과 함께 저항(근력) 운동, 유연성 운동을 포함해야 한다.

체력 수준이 낮은 환자는 3~5분간의 운동을 하루에 여러 차례 나눠 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해서 매일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 중 가슴 통증, 현기증, 실신, 현저한 피로, 호흡곤란, 청색증이나 안면 창백, 다리 경련 등이 생기면 중지해야 한다.

운동은 매일 하는 것이 좋고, 체력이 어느 정도 되는 사람은 한번 할 때 적어도 30분가량은 해야 한다. 천천히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도움된다.

유산소 운동은 대근육군을 이용한 수영, 자전거, 조깅, 걷기 등이 있다. 운동을 할 때 숨이 가쁜 운동이 유산소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유산소 운동지침은 최소 1주일에 3~5회, 강도는 60~80% HRmax를 권한다.

HRmax는 '최대 심박동수'를 말하는 것으로, '220-나이'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60세라면 최대 심박동수가 160이므로, 심박동수가 이의 60~80%인 96~128이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 교수는 "최대 심박동수를 측정하는 것은 번거로우므로, 조금 힘들거나 힘든 정도로 운동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운동은 20~30분 해야 하는데, 체력이 저하돼 있거나 치료 부작용이 심한 사람은 휴식기를 사이에 두고 3~5분의 운동을 여러 차례 해야 한다.

저항 운동은 힘이 들어가는 운동을 말한다. 웨이트 기구를 이용한 저항성 운동, 짐볼을 이용한 저항성 운동, 체중을 이용한 저항성 운동, 바벨·덤벨을 이용한 저항성 운동 등이 있다.

이 교수가 소개한 하기 쉬운 저항 운동은 '탄성저항밴드'를 이용한 운동. 탄성저항밴드는 주로 근력 운동을 위한 보조도구로 사용한다. 여러 가지 색깔이 있는데, 색깔에 따라 저항, 즉 당기는 힘이 다르다. 다리나 팔, 발에 기다란 끈 형태의 밴드를 걸어서 당기면 된다.

저항운동은 주당 1~3회가 적당하다. 무리해서 계속 하면 힘줄 손상이 오기 때문에 반드시 중간에 휴식기를 둬 쉬어 가면서 해야 한다.

운동 강도는 1RM의 50~80%.

이 교수는 "1RM이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기준으로, 한 번에 들 수 있는 무게를 말한다. 만일 5㎏을 한 번에 들 수 있다면 이의 절반가량인 2.5㎏ 정도의 무게를 권한다. 이런 계산이 복잡하다면, 그냥 개인이 '할만 하다'고 생각할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연성 운동은 바로 스트레칭. 뒷목 풀어주기, 뭉친 어깨 풀기, 어깨 주변 풀기 등을 스트레칭으로 하면 된다. 옆구리, 허벅지, 종아리 등도 스트레칭 해주면 좋다.

■운동 프로그램 구성

이 교수는 환자들에게 이러한 유연성 운동, 유산소 운동, 저항성 운동을 계획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할 것을 권했다.

이 교수는 "월~금요일을 기준으로, 매일 처음에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그다음에 월·수·금요일은 유산소 운동, 화·목요일은 저항성 운동을 하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운동을 끝낼 때는 또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권장하는 운동 시간이 있지만, 꼭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몸이 풀렸다 싶으면 다음 운동을 하면 된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너무 피곤할 때, 협심증이 있을 때, 운동을 하면서 통증이 있을 때, 구토 후 24시간이 경과하지 않았을 때, 항암주사를 맞은 후 24시간이 경과하지 않았을 때, 어지러울 때, 숨이 차거나 팔다리에 이상 감각이 있을 때, 혈구 수치가 낮을 때는 이러한 운동을 금지한다.

이 교수는 "항암 주사를 맞거나 방사선 치료를 할 때는 가능하면 유산소 운동이나 저항성 운동은 권하지 않는다. 그냥 스트레칭을 하고, 치료가 끝난 후 다른 운동을 같이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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