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 우려 당연…지역에 힘 되고파"
업무소홀 염려 극복 의지
"시민 다양한 의견 수렴 통해늦어도 5월 운영계획 수립"

강제규(57) 창원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취임했다. 강 대표이사는 2021년 2월 말까지 비상근 대표이사로서 재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그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영화감독이다. <은행나무 침대>(1996),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를 연출해 큰 사랑을 받았다. 또 최근 흥행배우 하정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보스턴 1947>을 준비 중이다. 강 감독이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을 맡는다는 소식에 다들 의아해했다. '도대체 왜?'라는 물음이 많았다.

강 대표이사 고향은 옛 마산(현 창원시)이다. 그는 마산중학교와 마산고등학교를 나왔고 지인들이 마산에 많이 산다. 강 대표이사는 "주변 지인들의 설득도 있었고 창원시가 그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새롭게 하려면 내부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미약하게나마 (창원 문화 발전에)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이사는 창원문화재단 첫 '비상근' 대표이사다. 일각에서 무엇보다 그가 창원문화재단 일에 전력투구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강 대표이사는 "(그런 우려가)당연히 나오지 않겠냐"고 인정하면서도 "재단이 하지 못한 일을 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 지난달 28일 경남도민일보에서 인터뷰 중인 강제규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김민지 기자
그는 "재단이 좀 더 창의적이라든가, 예산 확보나 사업 추진을 위해 시나 시의회를 설득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았나"며 "2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야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문화재단 역할은 지역 간 문화격차를 없애고 지역별 특색있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재단은 기획 공연(전시)과 대관 업무, 시설 운영 등에 치중돼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자체 역할은 소극적이다. 일각에서는 관료적인 시스템을 지적하기도 한다.

강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이른 시일 내 많은 사람을 만나 창원시민이 문화적으로 누리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무엇에 그리움을 느끼는지 등을 듣고 싶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1차적으로 4월, 늦어도 5월까지는 2년 동안의 설계를 구체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재단이 창의적이고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이사가 감독 출신이니 많은 사람이 영화로 무언가를 풀어내지 않을까 짐작을 한다.

강 대표이사는 "우리가 스스로 잘하는 것도 고민하고 주변의 것을 끌어안아서 시너지를 내는 지점도 필요하다"면서 "많은 분과 소통해 창원의 대표성은 무엇인지 문화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가까운 곳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니 부산-창원 벨트를 형성해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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