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ㄱ'자 몰라도 누구나 대중미술가
창원 창동예술촌 입주
경남대 미교과 선후배
미술 진입장벽 헐고파
일반인 강좌·전시 준비
골목 대표 브랜드 '꿈'

모이니 더 즐겁다. 여러 작가가 만나 새로운 일을 꾸미고 있다. 개인을 넘어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보니 주위를 둘러보고 지역 문화를 고민한다. 또 창작 활동에 필요한 열정을 도모하기도 한다. 그들을 만나본다.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골목, 천장이 낮은 2층 작업실이 환하다. 바깥에서 올려다볼 때보다 훨씬 아늑한 공간이다.

▲ 다옴으로 활동하는 윤덕환(왼쪽), 정성훈 작가가 다옴 스튜디오에 앉았다. 장규태 작가는 군복무 중이다.
윤덕환(31), 정성훈(27), 장규태 (23) 작가가 모여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이다.

이들은 지난해 창동예술촌에 입주했다. 경남대 미술교육과 선후배들로, 자신들을 스스로 '다옴'이라고 이름 짓고, 작업실을 '다옴 스튜디오'라고 부르고 있다.

"다옴이 하는 일마다 복이 온다는 우리말이래요. 또 사람들이 다 오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고 싶어 이름을 붙였습니다."

윤덕환 작가가 다옴을 소개했다.

지난 21일 창동예술촌에서 만난 윤 작가와 정 작가는 올해 활동 계획을 짜느라 분주했다. 개인 작업 이외에 할 것들이 많단다. 장 작가는 현재 군복무 중이다.

지난해 다옴의 활약은 컸다.

창동예술촌 아트센터에서 '('전을 열었다. 반괄호라는 주제로 개방된 전시, 대중이 쉽게 접하는 미술을 보여줬다. 표현 그대로 괄호 열고였다.

또 '소란소란(매월 둘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오픈 하우스)'이라는 이름으로 창동예술촌 입주 작가들이 꾸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창동예술촌이 함께하는 지역 행사에도 빠짐없이 얼굴을 내비쳤다. 이들은 창동예술촌 골목에 책상 하나 펴놓고 지역민과 만나며 그림을 그렸다.

또 시민들과 둘러앉아 유명 작가의 그림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보는 아트토크를 진행했다.

다옴은 고개를 쳐들고 저만 고귀하다고 말하는 미술을 멀리한다.

"지난해 다옴 스튜디오에서 여러 수업을 진행했어요. 수채화부터 유화,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일반인도 전시를 열 수 있다'가 다옴이 추구하는 방향이에요. 지난해는 전시를 열지 못했지만 올해는 수강생들의 작품을 전시장에서 선보일 계획이에요. 요즘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내잖아요. 미술의 진입장벽도 최대한 낮추고 싶어요."

정 작가는 다옴 스튜디오에 걸린 여러 그림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작업실에는 작은 종이에 그려진 식물과 꽃들이 내걸려 있다.

▲ 다옴 스튜디오 모습. 작가 작품 말고도 벽면에 수강생들이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모두 수강생들이 그린 작품이란다. 프로냐 아마추어냐라고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력이 좋다. 아니, 그런 구분은 불필요하다.

다옴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기획전과 교육프로그램 등을 이어간단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에 아트상품을 더한다고.

"의류와 팬시, 작품 모음집처럼 여러 아트상품을 개발해 일러스트 페어에 참가하고 싶어요. 자연물을 소재로 수채화 작업을 많이 하는 저, 일상의 소리를 이미지로 표현해보려는 정 작가, 두꺼운 종이를 그을려 이미지를 만드는 장 작가의 작품이 다양해 아트상품으로 제격인 것 같아요. 다옴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작가의 말처럼 이들은 개인 작업에 열중하며 다옴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해볼 계획이다.

그리고 또 하나 다옴이 창동예술촌의 대표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이들은 젊은 작가들이 꾸리는 공방 덕에 지역 골목이 환해졌다는 다른 지역(서울 을지로 등)처럼 창동예술촌의 미래도 밝다고 여긴다.

▲ ▶창동예술촌 골목에 있는 다옴 스튜디오 입구 모습.
"창원에서 활동하는 동료 작가들이 이런 말을 자주 해요. 마산은 창원과 다르다고. 창동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고요. 이는 작가에게 좋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창동예술촌이 낡고 늙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다옴이 보여주고 싶어요. 새로운 창동예술촌을요."

윤 작가와 정 작가는 다옴이 디디고 선 골목길의 환한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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