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키르기스스탄 2차전
손흥민·기성용 출전 못해
의조·희찬·인범 승리 열쇠

'(손)흥민이도 없고 (기)성용이도 없고…. 하지만 황트리오를 믿어라!'

59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벤투호가 황의조(감바 오사카)-황희찬(함부르크)-황인범(대전)의 '황트리오'를 앞세워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뉴캐슬)이 동시에 빠지는 조별리그 2차전 승리를 노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7일 펼쳐진 필리핀과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해결사' 황의조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신승을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6위의 약체인 필리핀은 5-4-1 전술을 앞세워 철저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대항했다.

전반전 동안 태극전사들은 페널티 지역 부근에 9명이 포진한 필리핀의 수비벽을 제대로 뚫지 못해 애를 먹었다.

여기에 세트피스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한국은 결국 전반을 0-0으로 마치는 아쉬움을 맛봤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후반 초반 '패스 마스터' 기성용이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끼고 쓰러지는 불상사까지 겹치면서 더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이제 벤투 감독은 12일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 필승 전술 구상에 들어갔다.

2차전 상대인 키르기스스탄은 FIFA 랭킹 93위로 피지컬과 압박이 좋은 게 특징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중국과 1차전에서 전반 42분 아흐리딘 이스라일로프의 기막힌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골키퍼의 어처구니없는 펀칭 실수에 이은 자책골로 동점을 내준 뒤 결국 역전골까지 내주며 아쉽게 패했다.

1차전에서 패배를 떠안은 키르기스스탄은 2차전까지 패하면 조 3위를 통한 16강 진출의 길이 어려워지는 만큼 한국을 상대로 수비 중심의 축구에 의존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벤투 감독 역시 필리핀전이 끝나고 난 뒤 "한국과 중국이 승점 3이고, 나머지 두 팀은 승점이 없다. 키르기스스탄은 2차전에서 승점을 따야 하는 상황"이라며 키르기스스탄의 공격적인 대응을 예견했다.

키르기스스탄은 필리핀보다 FIFA 랭킹이 높은 만큼 한국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와일드카드' 손흥민이었다.

다만 키르기스스탄전에는 이미 예고된 손흥민 외에도 필리핀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기성용까지 빠진다.

기성용은 A매치 110경기 출장으로 태극전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 경험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키커까지 전담하는 벤투호 전술의 핵심 자원이다. 이 때문에 손흥민과 기성용이 모두 빠지는 키르기스스탄전은 태극전사들이 더욱 신중하게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그래도 손흥민과 기성용의 공백은 '황트리오' 황의조-황희찬-황인범이 든든하게 막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황의조는 설명이 필요 없는 부동의 원톱 스트라이커다. 필리핀전에서는 올해 한국 축구 A매치 1호골의 주인공이 됐다.

돌파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황희찬은 조별리그에서 손흥민의 '대체 자원'으로 낙점을 받아 필리핀전에서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을 돕는 귀중한 역할을 수행했다.

여기에 A매치 8경기에 불과한 황인범은 23살의 젊은 나이에도 중원에서 기성용의 역할을 이어받아 볼 배급과 경기의 템포를 끌어가는 '조율사'로 충분히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황의조는 "희찬이가 돌파와 스피드가 좋아서 저도 잘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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