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방북해 평양서 정상회담
3일간 2차례 이상 회담 가능성
이재용 부회장 등 재계인사 동행
한국 대통령으로서 역대 세 번째로 평양을 찾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처럼 2박 3일로 짜였다. 평양이 쉽게 왕래하기 힘든 곳이라는 점과 전 세계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그야말로 특별한 손님인 남측 정상에게 예를 다하고자 하는 북한의 입장이 고려된 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하기로 한 만큼 방북 첫날인 18일 북한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주민을 동원한 성대한 환영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특별기를 이용해 방북했을 때도 북한은 현재 평양국제비행장 자리인 순안공항에서 환영식을 열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았고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의 환영식 이후 숙소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숙소는 김·노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백화원 영빈관이 유력해 보인다.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백화원 영빈관은 정상급 외빈들이 올 때 북한이 제공하는 곳으로, 화단에 100여 종의 꽃이 피어있어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첫날부터 남북 정상이 회담을 열 수도 있지만, 의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회담은 둘째 날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통령 방북 때는 도착 당일 상봉을 겸한 정상회담을 한 차례 하고 이틀째에도 정상회담을 했다. 올해 판문점에서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 때 역시 남북 정상이 오전과 오후에 각각 회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정상회담이 한 차례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회담 장소로는 백화원 영빈관도 거론되지만,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이 될 수도 있다.
셋째 날의 경우 김·노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처럼 북측이 마련한 환송오찬을 마치고 귀환하는 일정이 될 것이 유력하다.
아울러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에서 경의선 철도연결을 비롯한 남북 간 경협 진전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북한의 산업현장 방문 등이 2박 3일간 일정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2007년 노 전 대통령은 환송오찬 전 평안남도 남포의 평화자동차 공장과 서해갑문 등을 방문했다.
한편, 청와대는 16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기자회견을 통해 방북단 명단을 발표했다. 임 비서실장이 공개한 명단에 따르면 공식수행원은 14명이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 인사 52명으로 특별수행원을 구성했다. 여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기업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정당인 중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합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