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봉덕초교 인근
골목 곳곳 쓰레기 방치
등하굣길 사고 위험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지구 주택재건축사업' 철거가 시작된 가운데 빈 주택가에 버려진 쓰레기가 한 달 넘게 방치돼 인근 봉덕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대로변에 스쿨존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횡단보도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봉덕초교 학생들은 동네를 지날 때마다 버려진 쓰레기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고 있다. 6학년 ㄱ(13) 군은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지나갈 때 반대편에서 차량이 오면 쓰레기가 있어 피하기 어렵다"며 "쓰레기가 쌓이면서 길고양이도 많아졌다. 언제 치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5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ㄴ 씨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철거작업이 시작되고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 아이들 등하굣길 안전 문제 때문이다. ㄴ 씨는 "대로변을 이용해 등하교하는 아이들이 학교로 이어지는 골목길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횡단보도를 설치해줄 수 없냐고 학부모회가 경찰에 문의했지만 횡단보도가 근처에 있어 불가능하다고 들었다"면서 "공사현장은 아이들 안전보다 공사상 편리함을 우선하는데, 레미콘 등 차량들이 오가고 타워크레인이 설치될 거라고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고 했다.

주택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구역 한 골목길에서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좁은 골목 양쪽에 방치된 재건축 쓰레기가 눈에 띈다. /류민기 기자

학부모들 요구사항은 '대로변 스쿨존 안전펜스 설치·버스정류장 옆 횡단보도 신설'과 '철거작업 기간 안전요원 24시간 배치' 등 두 가지다. 공사 차량이 지나가는 도로변으로 아이들이 다니지 않게 막는 것과 봉덕초교 버스정류장 옆에 횡단보도를 설치해 학교로 이어지는 봉덕1길과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ㄴ 씨는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곳에 위치한 봉덕사거리 횡단보도를 아이들이 이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존 횡단보도를 없애고 버스정류장 옆에 설치하는 등 방법을 찾아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철거지역이 우범지대로 전락하는 것을 막자는 뜻에 안전요원을 24시간 배치하자는 거다. 정 안된다면 밤 12시까지라도 세워둬 혹시 있을지 모를 사람들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덕2동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전문관리업체 관계자는 "쓰레기는 늦어도 다음 주 안으로 모두 정리하겠다"며 "현재 퇴거하지 않은 가구가 몇 있는데, 이달 중으로 모두 집을 비울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철거지역 골목길 입구를 펜스로 막아 통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학 시기에 맞춰 등하교 시간대에 철거지역 주위로 안전요원을 세워두겠지만 24시간 배치하는 것은 사업비 문제도 있고 어렵다"고 전했다.

마산회원구청 관계자는 "스쿨존 안전펜스를 설치할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차선규제 블록은 구청 자체 예산을 들여 바로 설치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설치할 것"이라면서도 "대로변에 상가가 늘어서 있어 상인들이 반대할 수 있다. 설치 결정권 또한 경찰에 있어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순규 창원시의원은 "쓰레기를 오래 방치해두면 공기 중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전파돼 아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하루빨리 처리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횡단보도 신설 여부는 경찰에서 교통 흐름 측면에 중점을 두고 접근한다"며 "학교를 오가는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지역 사정을 고려하는 등 다각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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