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퇴적토 파헤쳐"…GS칼텍스 "오염 차단하려던 것"

마산항 4부두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GS칼텍스가 환경단체와 합의를 어기고 하천 퇴적토를 파헤쳐 문제가 되고 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창원시 성산구청과 함께 기름이 유입된 하천을 점검했으며, 옹벽에 붙은 기름 및 하천 기름띠 제거를 마침에 따라 오일펜스를 보강하고 방제둑을 제거하는 것으로 방제작업을 마무리하기로 GS칼텍스와 합의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합의 내용과 달리 방제둑이 제거된 6일 오전 8시 30분께 하류 지점에서 곡괭이로 퇴적토를 파는 현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지점은 지난달 27일 성산구청 담당자, 시의회 환경해양농림위 전홍표 의원, 환경운동연합이 토양오염 실태조사를 합의하고 시료를 채취하려던 곳이다.

환경운동연합은 "GS칼텍스가 토양오염 실태조사를 못 하도록 막았을 뿐만 아니라 오염된 퇴적토가 마산만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바다 오염을 심화시킨다"며 창원시에 오염된 토양 정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6일 오전 퇴적토를 파는 GS칼텍스 측 작업자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비가 오면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갈 수 있기에 표층의 기름띠를 없애는 중이었다. 토양을 섞는 작업을 한 것도 합의된 사항으로, 흙을 파놓으면 표층의 기름기가 아래로 빠져 바다로 유출되는 양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작업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제둑이 없는 상황에서 작업한 부분에 대해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해 중지한 상태다. 오일펜스를 친 상태에서 작업을 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서로 오해가 생긴 부분이 있는 거 같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GS칼텍스 저장시설 부지 정화를 위한 민관대책위원회 △마산만 내 특정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 기름 유출 방지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요청했다. 이보경 대안사회부장은 "GS칼텍스는 육상저장시설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를 공개해 오염됐다는 게 밝혀진다면 토양 정화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 대책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조사단을 꾸려 마산만 유역 내 유류저장시설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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