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경남청소년문학대상 수상작]고등부 운문 으뜸

엄마

나는 노을을 볼 때면 눈물이 나

저길 봐

내가 세상에 잡아 먹힌 것처럼

아니 세상이 나를 잡아 먹은 것처럼

마냥 고요하게 흘러갈 것 같은 저 바다가

자신을 위해 우리를 밝혀주는 저 태양을

울렁, 울렁,

잡아 먹고 있잖아

울지 마렴 우리 아가

바다는 태양을 잡아 먹는 게 아니란다

바다는 품어주고 있는 거란다

세상의 고통과 잔인함을 모두 지켜봤을

태양의 상처와

세상의 모든 곳을 비추느라 숨 한번 제대로 못 가눴을

태양의 눈물과

세상의 그늘진 곳까지 비추기 위해 자신을 태우는

태양의 그 아픔을

모두 품어주고 있는 거란다

세상은 너를 집어 삼키지 않았단다

어찌보면 세상은,

바다처럼 너를 품어주고 있는 거야

저기를 보렴

황홀하게 빛나는 저 노을을 보렴

바다는 저 노을을 위해서

태양을 품어주는 걸지도 몰라

이 세상도,

황홀하게 빛날 너를 위해서

너를 품어주는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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