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소셜 방송] (1) 골목길 라디오 - 골라골라
배원장·추스타·조방주·마리오 팟캐스트 방송 통해 시민 만나
동네 이야기 등 재미있게 풀어 "나른한 오후 평상에 앉은 느낌"

지역 소셜 방송을 소개하는 코너를 시작합니다. 팟캐스트나 페이스북, 유튜브, 비메오 어떤 형식의 매체든 상관 없습니다. 혼자든 여럿이든, 재미로 혹은 진지하게 온라인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을 만나볼 생각입니다. 지역성과 다양성이야말로 소셜미디어의 장점이자 미디어 자체의 미래이기도 할 테니까요. 주변에서 재밌는 방송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연락 부탁할게요.

진주지역 팟캐스트 <골목길 라디오 - 골라골라>는 우여곡절이 많기는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이어온 소셜 방송이다. '골목길 사람들'이라고 진주지역에서 이런저런 소소하고도 재미난 일들을 벌이는 문화예술집단이 있다. 이 중에 배원장(카페 주인), 추스타(카페 주인), 조방주(헌책방 지기) 이렇게 진주 아저씨 세 명이 모여 2016년 3월 시작한 게 <골목길 팟캐스트 -골팟>이었다. 골팟은 이 해 10월로 시즌 1을 마무리한다. 시즌 2는 지난해 3월에서 10월까지 진행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새롭게 시작한 것이 <골목길 라디오 - 골라골라>다. 배원장, 추스타, 조방주에 이어 새로 마리오(스페인 음식점 주인)가 합류했다.

"뭐랄까…. 동네 형이나 학교 선배들이랑 나른한 오후에 동네 점방 앞 평상에 앉아서 병맥주랑 마른 멸치 늘어놓고 약간의 하소연과 실없는 농담, 거기에 선배가 해주는 세상 이야기, 뭐 그런 것들 하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좋습니다."

밤늦게 시작해 새벽에야 끝나는 <골목길 라디오> 녹음 현장. /이서후 기자

팟빵 사이트에 달린 댓글처럼 방송은 그냥 동네 아저씨들의 유쾌한 수다다. 특히 이들을 잘 아는 이라면 킥킥거리며 듣게 된다.

녹음은 2주에 한 번씩 하는데 보통 밤늦게 시작해 다음날 새벽에야 끝이 난다. 다들 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니 어느 곳이든 마지막 손님이 나가고 나서야 모일 수 있는 까닭이다. 지난 2월 녹음 현장을 찾았을 때는 새벽 2시를 넘겼고, 지난달 24일 공개 녹음도 새벽 2시가 다 되어 끝이 났다. 이렇게 보통 2시간 정도를 녹음해 2회 분량을 편집한다. 1회는 30분 정도다. 1일 현재 팟빵 사이트에는 12화까지 올라와 있다.

녹음 때마다 내용이 없다느니 근본 없는 방송이니 하면서 자책하지만, 나름 소재와 코너를 준비해서 녹음을 진행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이야기 재료를 가져왔는데, 최근에는 더 지역적인 이야기, 다시 말해 진주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우리 방송이 사실 진주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자는 거였잖아요. 청중들이 그렇게 막 재미있거나 그렇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래도 동네 사람들이 듣는 동네 이야기, 이런 거였으면 좋겠어요."

이번 시즌부터 마리오가 합류하면서 녹음과 편집이 훨씬 좋아졌다. 마이크 4개를 각기 다른 트랙으로 녹음하고 각자 목소리를 따로 편집하기에 이전보다 훨씬 매끈하게 방송 분량이 나온다.

1회 때는 귀신 목소리 소동이 있기도 했다. 2분 2초 부분에 잠깐 뭔가를 권유하는 젊은 여성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녹음 장소에 여성은 없었다. 편집 과정에서도 의식하지 못한 이 목소리는 청중의 제보로 다시 들으면서 알게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이 목소리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골목길 라디오 - 골라골라> 시즌 1은 사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방주와 추스타가 각자 먼 곳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멈출 뿐 진주 아저씨들의 유쾌한 수다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